[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SBS ‘K팝스타2’가 톱4을 가렸다. 지난 17일 라쿤보이즈가 탈락한 가운데, 악동뮤지션과 앤드류최는 SM으로부터, 이천원은 YG의, 방예담은 JYP의 선택을 각각 받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식상함과 피로감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 ‘K팝스타2’가 결선까지 대중의 관심을 유지시켰다는 건 일단 평가할 만한 일이다.

드라마건 예능이건 ‘시즌1’이 뜨면 ‘시즌2’는 힘들어진다. ‘아이리스2’는 액션에서 공을 들이고 있지만 ‘시즌1’에서 본 것과 유사해 효과가 반감된다. 허각이 우승한 ‘슈퍼스타K2’가 크게 각광받은 건 시즌1이 그리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던 덕을 봤다. 힘들어진 ‘슈퍼스타K3’에서는 악마의 편집을 동원하는 등 감각적인 운용으로 큰 관심을 이끌어내며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를 탄생시켰다.

‘K팝스타2’는 시즌1의 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대중의 트렌드가 녹아 있는 차별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K팝스타2’는 첫방부터 가창력보다는 매력을 우선시한다는 기획의도를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성공을 예감하게 했다. 서로 비슷한 능력을 지녔다면 누가 더 매력이 있느냐로 승부를 가렸다. 목소리, 개성, 느낌, 색깔, 아티스트적인 면 등이 크게 감안됐다. 이제 아무리 가창력이 좋아도 자신만의 느낌과 색깔이 없다면 오디션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심사위원들은 이런 요소를 합친 개념으로 ‘스웨그(swag)’를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팀은 뭐니뭐니해도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다.

악동뮤지션은 중반 약간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중학교 1학년 이수현의 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매력 있는 목소리와 17살 오빠 이찬혁이 만들어내는 뻔하지 않는 멜로디 진행, 특이한 가사, 랩이 특징이다.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점점’ ‘크레센도’ 등 이들이 선보이는 노래마다 조회수 1백만은 기본이고 검색어에도 오르고 있다. 17일 ‘톱5’대결에서 편곡해서 부른 타미아의 ‘Officially Missing You’에는 오디션에서 한 사람씩 탈락해 떠나간 언니오빠들에 대한 그리움과 텅 빈 마음을 잘 담았다.

하지만 악동뮤지션의 독주만으로는 끝까지 갈 수 없다. ‘위대한 탄생3’가 초반 한동근이 너무 강력한 우승후부로 떠오르면서 다른 참가자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슈퍼스타K3’에서 울랄라세션이 버스커버스커라는 좋은 라이벌이 존재해 기량을 비교하며 승부를 예측하면서 자신의 팀을 응원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이 방예담을 극찬하는 이유가 이런 점과 무관한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심사위원이 평가하는 방예담과 시청자가 보는 방예담의 기량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심사위원은 “시청자들이 생방송 현장에 와보시면 우리가 방예담을 왜 극찬하는지 아실 거다” 이상의 평을 내놓아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박진영은 방예담에 대해 두성이 완전히 열려 나온다는 등 전문적인 지식을 동원해 설명하지만 시청자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는 박진영이 방예담에게서 잭슨파이브 시절 벤(Ben)을 부르는 잭슨을 연상시키며 그에게 더욱 빠진 것 같다. 방예담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고 식상하지 않는 창법을 구사하지만 때로는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12살 소년이다. 방예담은 대부분 팝송만을 불러 어떻게 가요를 소화하는지도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팝스타2’는 악동뮤지션과 방예담의 라이벌 승부를 기대하게 한다. YG의 트레이닝만 받았던 악동뮤지션이 SM의 교육을 받으면 어떻게 변할지도 궁금하다.

게다가 ‘K팝스타2’는 방송국, 참가자, 심사위원 3명의 회사인 SM, YG, JYP 모두 ‘윈윈’하는 모양새다. 기업으로 따지면 삼성, 현대, LG만 나왔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기계적인 트레이닝을 받게 될 예비 아이돌 가수를 발굴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색채와 개성, 매력을 지닌 젊은 음악인을 뽑는 방식을 실험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아이돌 기획제작자의 진화일 수도 있다. 기획사를 통하기 힘든 참가자들을 조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에게도 기회가 되며, 방송국도 새로운 매력을 지닌 가수를 발굴하며, 아이돌 가수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K팝한류의 다양성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