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코레일이 디폴트 사태에 빠진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자구책 모색에 애를 쓰는 모습이지만 그와 무관하게 이번 사태는 코레일의 대표적 경영실패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중단될 경우 코레일은 자본잠식를 비롯해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KTX 등 코레일의 철도운영 사업은 악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운영 사업은 어떤 경우에도 중단할 수 없는 국가기간 사업인 데다 코레일 경영진도 차질 없는 철도 운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번 용산개발 사태와 관련해 “현재 장부상엔 사업부지 자산금액이 8000억원 수준으로 잡힌 상황으로, 향후 자산 재평가를 통해 적정 가치를 인정받으면 재무상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황까지 이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채권발행 한도를 높이는 등 추가 조치에 따라 국민들이 이용하는 철도 운영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용산개발 사태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은 코레일를 비롯한 건설업계의 해석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코레일을 포함한 건설업체들은 당초 용산개발 사업에 대해 장밋빛 청사진을 기대했다. 사업성이 유망한 용산개발 사업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성이 위축되면서 파국을 맞았다는 게 건설업계의 판단이다.
반면 정부의 입장은 달랐다. 코레일의 방만경영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불황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코레일이 경영상 과욕을 부리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코레일은 경부고속철도 건설과정에서 떠안은 부채 4조5000억원을 갚기 위해 철도기지창 부지 매각을 시도하던 중 아예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최대주주가 됐다.
이 같은 정부 시각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철도자산처리계획 변경을 위한 작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철도 시설자산과 운영자산을 분리하겠다는 구상 속에서 철도 운영주체인 코레일이 보유한 역사(驛舍)나 차량기지 등 시설자산을 국유화한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이 철도기지창 부지 자산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다 자본잠식을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은 시설자산을 국유화하는 정부 구상에 명분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설자산 환수가 진행될 경우 정부로선 수서발 KTX 경쟁체제 도입 등의 작업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산개발 디폴트 사태는 철도시설자산 환수 계획에 있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