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본 김교태 대표
고(故) 정주영 회장은 생전에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했다. 내 친구인 김교태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그는 여러 차례 시련을 겪었다. 우선 대학입시의 실패였다. 같이 다녔던 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부산시에서도 공부 잘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런 친구가 대학에 떨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됐을 정도다. 그가 다닌 성균관대가 나쁘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단지 원하던 대학을 못 갔기에 시련이었다는 의미다. 그래도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어렵다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3학년 때 합격했다.
두 번째는 그가 다니던 회계법인의 파산이었다. 그는 이 회사에서 잘나갔다. 자신의 역량과 열정을 모두 바쳤기 때문이다. 그런 회사가 외환위기 후 대우그룹의 패망과 함께 순식간에 망했으니 그가 받은 충격은 어떠했겠는가.
그래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지금의 회계법인에서 다시 시작했다. 저번처럼 열심히 했고, 역시 고속 승진했다.
하지만 또 시련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종류가 달랐다. 당시 CEO가 갑자기 제휴법인(KPMG)을 바꾸겠다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그에게 자신을 따르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그는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할 일은 둘 중 하나였다. 옳지 않은데도 CEO를 따라갈 거냐, 아니면 그만둘 각오를 하고 옳은 길을 택할 거냐였다. 아마 나 같으면 전자를 택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달랐다. 설령 그만두더라도 올바른 길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정의는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법이던가. 나중에 동료와 후배들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그는 CEO로 추대됐다.
그는 이처럼 많은 시련을 이겨냈다. 한 번이라도 좌절했다면, 단언컨대 오늘의 그는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미 친구들의 롤 모델이 돼 있다. 자녀가 대입에 실패하면 꼭 김 대표 얘기를 한다. 시련은 오히려 보약이라고. 시련이 실패가 아니며, 좌절이 실패라는 말도 덧붙인다. 참 또 있다. 바르게 살아야 성공한다는 것, 요즘 내 아이에게 김 대표 얘기를 하면서 강조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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