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이 끝내 디폴트 사태에 직면한 주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설ㆍ부동산 침체로 인한 사업성 악화를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동시에 정확한 사업분석에 앞서 장밋빛 청사진에 휩쓸린 탓이 크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개발사업을 진행하려던 시기 자체가 글로벌 경제위기와 맞물려 시장 침체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사업성 논란이 빚어지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초 코레일의 개발사업 구상은 용산철도기지 부지 등을 개발하는 것이었지만,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일환으로 편입되면서 사업부지를 서부이촌동까지 확장했다. 하지만 이렇게 판을 키운 마당에 주관사였던 삼성물산이 사업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2010년 빠져나갔고, 이후 최대주주인 코레일과 다른 민간출자사가 개발 방식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등 갈등을 빚으면서 개발사업을 더욱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여기엔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탓도 크다. 공기업인 코레일이 최대 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사업 자체가 민간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박 팀장의 평가다.
서울시의 경우 당초 사업계획 변경의 단초를 마련한 것은 물론 SH공사가 투자에 참여했음에도 적극성을 안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이번 사업의 무산이 단순히 출자사의 자금 출혈 피해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박 팀장은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을 얘기할 때 항상 형용하던 말이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란 것이었다”며 “서울시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발사업으로서의 상징성을 갖는 사업으로서 부동산 시장엔 실질적ㆍ심리적인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배경에서 국토해양부ㆍ서울시 등 공공영역과 출자사가 통합 협의체를 구성해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고,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