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후 측 맞고소ㆍ고소 여성, 카톡 전문 공개로 양측 이전투구
- 경찰, CCTV 및 메신저 대화 내용 분석…‘강제성’ 입증할 증거 아직 없어
- A 씨와 전 소속사 대표 공모 여부 새로운 쟁점 부각…수사 장기화 전망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배우 박시후(35)씨가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지 오는 7일로 20일째에 접어들지만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박 씨 측이 지난 4일 고소인 A 씨 측을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소 하면서 양측의 진실공방이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사건의 핵심은 지난 15일 박 씨와 A 씨의 성관계가 강제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다. 박 씨 측은 줄곧 “마음을 나눈 것일 뿐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A 씨 측은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맞서고 있다.
강제성 여부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증거는 현재 없는 상태다. 박 씨와, 강제추행 혐의로 함께 피소된 동료 탤런트 K 씨가 당시 약물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두고 A 씨의 머리카락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지만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쟁점 1. 사건 당시 A 씨 만취 여부 = 당시 정황 등 강제성 여부를 입증할 간접적 증거를 놓고는 양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단 만취 여부를 놓고도 양 측의 주장이 다르다. 박 씨 측은 “홍초 소주 2병을 세명이 나눠 마셨고, A 씨도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 측은 홍초 소주 2명을 나눠 마시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박 씨가 술마시기 게임을 먼저 제안했으며 몇 잔 마신뒤 의식을 잃었다”는 입장이다. A 씨 측이 변호사를 통해 5일 공개한 K 씨와의 카카오톡(카톡) 대화 내용에서도 “아직도 술이 안깬다. 내 인생 최대의 실수”라는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
음주 여부 및 취한 정도는 성관계 시 위력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현행 법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피해자가 스스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을 이용해 성관계를 가졌다면 법 299조에 따른 ‘준강간’으로 판단한다. A 씨가 만취해 반항할 수 없는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졌다면 박 씨의 행동은 준강간에 해당한다. 양형기준은 강간과 같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하지만 평소 술에 약하지 않던 A 씨가 많지 않은 량의 술을 마시고도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취한 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쟁점 2. K 씨 추행 여부=A 씨는 박 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하면서 당시 함께 있었던 K 씨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A 씨는 당시 술이 깨고 정신을 차렸을 때 K 씨도 자신을 추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와 K 씨 측은 이에 대해 “K 씨는 당시 거실에서 잠을 잔 후 다음날 오전 집을 나갔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A 씨 측이 공개한 카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K 씨는 사건 직후 A 씨에게 “우리 ○○는 몸매가 아주 그냥…오빠 깜놀”, “같이 자려고 했는데 침대가 너무 좁아서 나왔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황 상 K 씨도 박 씨와 A 씨의 성관계 당시 같은 장소에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박 씨와 K씨가 함께 A 씨를 성폭행 및 추행하려던 정황히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특수 강간’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특수강간의 양형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쟁점 3. 박 씨 전 소속사 대표-A 씨 공모 여부= 박 씨 측은 지난 4일 고소인 A 씨와 그녀의 선배 B 씨, 그리고 박 씨의 전 소속사 대표 C 씨를 무고ㆍ공갈미수ㆍ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박 씨 측은 A 씨와 B 씨, C 씨가 합의금을 뜯어낼 목적으로 함께 모의해 사건을 꾸몄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사건 직후 A 씨로부터 ‘박 씨와 K 씨가 A 씨를 성폭행했다’는 취지의 말을 전해들었다며 일부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일부 매체는 A 씨가 사건 당일 B 씨와 카톡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이번 일은 큰 건이기 때문에 합의금으로 10억원을 요구하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박 씨의 전 소속사 대표 H 씨가 재계약을 하지 않은 박 씨에 대한 앙심으로 이번 일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 되는 상태다. 이러한 정화에 따라 A 씨가 의도를 갖고 박 씨를 몰아붙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A 씨 측은 “박씨의 전 소속사 대표로부터 수 회에 걸쳐 합의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그 어떠한 공모도 한 사실이 없다”라며 “이를 소명할만한 자료도 충분히 있다”라고 해명했다.
전 소속사 대표 H 씨도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갖가지 억측과 허위 루머로 오해가 커져 결국 고소까지 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이번 성폭행 피소 사건과 무관하다”라고 주장했다.
박 씨의 주장 처럼 A 씨의 무고 혐의가 입증될 경우 박 씨에 대한 성폭행 혐의는 무혐의 처리된다. A 씨 측에 대한 고소는 물론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이어질 수 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 서부경찰서는 금명간 대질심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 측 진술이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라 쉽게 끝나진 않을 것 같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