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폐휴대폰만 잘 수거해도 고릴라를 살릴 수 있어요.’ 이는 국내 한 사회적기업이 폐휴대폰을 수거하는 캠페인을 펼치면서 내건 선전문구이다. 휴대폰과 고릴라의 연결이 다소 어색해보이지만, 휴대폰의 원료로 콜탄(Coltan)이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푸른 황금’으로 불리는 콜탄은 휴대폰이나 가전제품의 주요 원료로 사용된다. 이를 정련해서 나오는 금속분말이 바로 탄탈(Tantalum)인데, 휴대폰과 노트북, 제트엔진, 광섬유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열에 강하고 강도를 높여줘 스마트폰 사용 증가에 따라 국제 거래 가격도 급등했다.

이런 귀중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콩고이다. 특히 고릴라가 거주하는 카후지-비에가 국립공원에 다량 묻혀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몰려 들었고, 그 만큼 고릴라의 서식지가 위협받았다. 스마트폰의 사용 증가가 고릴라의 서식지를 없애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휴대폰으로 지구 환경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 휴대폰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로 인한 동식물들의 위협 뿐만 아니라 휴대폰이 버려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금속 오염 등의 문제도 적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연간 수천만대의 휴대폰이 생산되고 판매되는 지역에서 수거되지 않는 폐휴대폰에 대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휴대폰에는 신경계와 간 등을 손상시키는 납이 평균 0.85g이 포함돼 있다. 휴대폰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에는 브롬계 난연제, 카드뮴, 비소 등과 같이 인체에 해로운 물질 함유돼 있으며, 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를 소각할 때에는 고엽제의 주요 성분인 다이옥신과 퓨산이 생성되기도 한다.

때문에 이들을 재활용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릴 경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지난 18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국정감사 때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99년부터 우리나라에 방치된 8500만대의 휴대폰에 함유된 납은 22.1t에 이르며, 이는 4억4200만t의 먹는 물을 오염시킬 수 있고 팔당댐을 120일간 오렴시킬 수 있는 양이다.

폐휴대폰이 방치되면 위험하지만, 잘 모으고 재활용하면 보석이 될 수도 있다. 폐휴대폰에는 중금속 같은 환경 오염물질도 있지만, 금이나 은, 백금, 팔라듐과 같은 귀금속류와 알루미늄, 구리, 니켈, 아연, 주석 등 비철금속류 및 코발트, 망간, 리튬과 희유금속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폐휴대폰 재활용 사업을 도시광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1t의 금광석에서 약 5g의 금이 생산되는 것을 감안할 때 같은 무게의 폐휴대폰 1만대에는 금 400g, 은 3㎏, 구리 100㎏, 주석 13kg, 니켈16kg, 리튬 5kg 생산된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발생되는 폐휴대폰 1000만대(약 1000t)에 함유된 각종 금속을 재활용한다면 연간 약 270억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 측은 “폐휴대폰은 철, 희유금속 등을 함유하고 있는 자원의 보고로 총 보유가치가 11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을 경우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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