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경제의 감속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이 국방예산을 두 자릿수로 늘린 것은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習近平)이 군부의 환심을 사는 동시에 강력한 군사지도자의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5일 개막한 전인대에서 중국 재정부는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이 7406억2200만 위안(약 130조원)으로 정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실제 집행된 국방비 6691억2800만 위안보다 10.7% 증가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8%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따라 중국의 국방비 증가 폭은 작년 11.2%, 2011년 12.7%에 이어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실제로는 중국의 국방비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금액보다 2배 이상 많을 것이란 의심이 팽배하다. 중국이 첨단무기 개발비용 등 상당수 국방비를 다른 부처 예산에 숨겨둔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시진핑 행보를 살펴보면 강력한 군사지도자의 이미지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있다. 그는 총서기 취임후 100일동안 육·해·공군과 제2포병부대 등을 잇따라 시찰하면서 호전적 발언을 자주 했다.

전임자 후진타오(胡錦濤)의 경우 임기중 군부내에 자신의 권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있다. 외부에서 보면 후진타오는 나약하고 개인적 매력이 없는 지도자로 비춰졌다.

이와달리 시진핑은 강력한 군 지도자라는 이미지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군부에 정치적 기반을 구축하면서 전임자와 다른 모습을 심겠다는 의도가 엿보이고 있다.

대신 중국 군부의 장성들은 항공모함, 스텔스전투기 등 고가의 무기시스템 개발을 위해 더욱 많은 예산을 제공할 것을 중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국방비가 필요하고 중국의 새 지도부는 이에 부응하고 있다.

또한 시진핑은 군사력을 신속히 제고,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회귀전략에 대항하려고 한다. 동시에 동·남 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기선을 잡으려한다.

중국은 작년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취역시켰고 차세대 스텔스전투기인 ‘젠(纖)-20’(J-20)을 개발하는 등 동아시아에서 주변국을 압도하는 군사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세계 2위 경제ㆍ군사대국인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중국 위협론’과 접목되면서 동북아 안보나 역학구도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과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유권 분쟁을 빚고있는 일본의 반응은 더욱 민감하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중국의 국방예산이 알려지자마자 “중국 국방정책과 군사력을 주시할 것이다”면서 예민하게 반응했다.

중국은 자국의 국방비가 GDP의 1%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2%를 넘는 미국, 영국 등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은 “중국의 실제 국방비가 2배, 3배에 달할 수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국방비 발표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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