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인증제도로 어린이 장신구를 만들어 파는 소상공인들이 과태료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미아 방지 팔찌 등 어린이용 장식구를 만들어 파는 김민광(가명ㆍ40) 씨는 최근 업종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구청으로부터 팔고 있는 제품들이 KC 자율안전확인 인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귀금속을 포함해 어린이 장신구를 제작 판매하는 사업자나 이를 수입하는 수입업자는 품질경영과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의해 2010년 6월부터 KC 자율안전확인을 획득, 이를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 인증기관을 통해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함유여부, 사용하기 안전한 형태인지 등에 대한 검사를 거친다.

KC 마크를 표시하지 않고 판매 목적으로 진열하면 최고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 제품검사 및 신고를 하지 않은 제품에 KC 마크를 표시하거나 유사한 표시를 했을 때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서울 중구청은 지난해 3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합동으로남대문 시장 일대를 단속해 53개 매장 중 51개 업체를 적발, 과태료 처분과 함께 개선 명령을 내린 바있다.

문제는 KC 자율안전확인 인증을 신청하려면 공장 등록을 마친 제조업자여야 한다는 점. 김 씨는 “악세서리를 만들어 파는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영세업자라 제조업자로서 공장 등록을 받을 수 있는 규모와 여력이 되지 않는다”며 “한번 인증을 받기 위해 물건을 제출 했더니 간이과세사업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며 반려돼 왔는데 그럼 장사를 접으란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게다가 규모가 어느 정도 갖춰져 공장 등록을 하더라도 악세서리 제작에 드는 소재 별로 모두 인증을 받아야 해 비용부담이 막대하다는 점이다. 한번 인증을 받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형태와 재질에 다라 25만~50만원 가량. 장신구는 대표적인 다품종 소량 생산 제품으로 들어가는 소재가 워낙 다양하고 매번 바뀌어 인증을 자주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우리도 인증을 받고 싶지만 영세업자들은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밝혔다.

KC 자율안전확인을 담당하고 있는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소상공인들의 고충은 이해하나 문제를 해결할 묘안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국현 생활제품안전과 연구원은 “자율안전확인은 제품의 안전성을 담보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적,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며 “어린이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장신구에 사용되는 소재는 모두 검사해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 자격문제에 대해 “법 상의 제조업의 범위와 일반인이 이해하는 범위가 달라 법이 개정될 때 영세 제조업자들의 현실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소상공인들이 안심하고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용 문제에 대해선 “장신구 소재가 워낙 범위가 넓어 인증 비용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형평성 등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