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한 때 부산지역 최대 번화가였던 온천장. 2000년대 들어 쇠락의 길을 걷던 부산 온천장 동래역세권이 민간사업자의 대규모 투자합의로 본격 활성화될 전망이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추진 중인 ‘동래역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에 민간사업자인 KT동래역사개발컨소시엄㈜(오진태 대표)과 협상을 타결, 26일 부산시의회 임시회에 협상안을 첨부한 사업제안서를 제출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는 최근 지자체 BTO사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보증’ 문제도 해결됐다. 국내 최초로 민자 사업시행자가 상업시설에 대한 공공기관의 ‘보증’을 제외시키기로 합의해 전국 지자체의 민자유치사업에 큰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부산시와 사업시행사는 민간투자법과 교통시설체계화에 관한 법률을 동시에 적용, 사업추진과정에서 민간사업자의 책임에 의한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상업시설’에 대해 시가 ‘보증’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시와 교통공사의 책임이 발생할 경우 공공시설을 포함한 비상업시설은 물론 상업시설에 대한 보증책임을 지기로 합의했다.
현행 민간투자법의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해지 시 지급금’ 규정은 사실상 최소운영수입(MRG) 보장 기능을 하고 있다. ‘해지 시 지급금’이란 계약이 파기될 경우 귀책사유에 상관없이 그동안의 민간투자금을 되돌려줘야 하는 조항이다. 그동안 수익형 민자사업인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과 동래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모두 이를 보장해 특혜 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토해양부와 부산시로부터 지정승인ㆍ고시가 난 동래역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은 총사업비 3213억원으로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과 주변 공영주차장 등 3만1500㎡에 지상 20층 규모의 건물과 주차시설 등을 건설하는 것이다. 2016년 사업이 완료되면 도시철도역사, 버스 환승시설, 주차장, 공공업무시설, 도서관, 근린 생활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그동안 시는 환승센터 건립사업비에 대한 보증을 서고 민간사업자는 이 보증을 바탕으로 금융권 대출 등 사업비를 마련해 사업을 추진한뒤 30년간 운영권을 갖는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전체 건물의 60%에 상업시설이 들어서면서 민간사업자의 이익이 지나치게 보장되고 사업중단시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시의회의 지적에 따라 재협상이 진행됐다.
26일 사업제안서가 시의회를 통과할 경우 다음달부터 본격 사업추진에 나서 올 연말 착공, 2016년 완공할 계획이다. 특히 이 사업이 2009년부터 부산시와 동래구의 숙원사업인 탓에 협상타결 소식에 지역 국회의원과 시ㆍ구의원, 지자체 등에서 대대적인 환영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산시의회 관계자는 “부산시와 동래구의 숙원사업에 대한 부담을 민간업자와 시가 공동 부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만큼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래구청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온천장이 쇠퇴하면서 위상이 급속히 추락했다”며 “앞으로 동래구청을 동래역 복합환승센터로 이전한 뒤 구청사 부지에는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부산시교통국장은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의 상업시설 보증 제외는 민간투자법상 예외를 둔 전국 첫 사례이다”며 “전국 모든 민자유치 사업장에 파급될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