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 韓·美정상회담…美통상공세 대비책은
美, FTA후 對韓적자 더 커져 통상압력 제기 가능성 높아
자동차 등 품목 홍보 계획 엔저 정책 양국대응도 관심
다음달 7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가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비한 준비로 분주하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의 가장 굵직한 주제는 ‘북한 핵’과 ‘김정은’이지만,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양국의 중간평가와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양국의 대응 등 경제 분야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2기를 맞은 오바마 정부가 이제 막 들어선 박근혜 정부에 한ㆍ미 FTA 발효 이후 갈수록 더해가는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를 시정하기 위해 통상 압력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미국 정부의 세계 각국을 향한 통상 압력은 점점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높은 수준의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 최대 건설장비제조업체인 SANY 그룹 계열사인 ‘랄스(Ralls)’는 미국 오리건 주 해군훈련장 근처에서 풍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프로젝트를 포기하라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랄스 사는 이에 반발, 워싱턴 연방법원에 오바마 대통령과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제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파산 신청을 한 미국 전기차배터리 제조업체 ‘A123 시스템스’사를 중국 자동차부품업체 왕샹(Wanxiang)이 인수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의회가 나서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미국의 다음 화살이 한국을 향할 수 있다는 경고도 이미 나오고 있다. 프랜시스 멈메리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바마는 한ㆍ미 FTA를 통한 한국의 이익이 커진다고 생각되면 다른 형태로 통상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쇠고기와 쌀이 발등의 불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를 중심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추가 개방과 현재 8%인 쌀시장 개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한국 정부에 타진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비해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을 통해 적극적인 방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ㆍ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은 538억달러(약 58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은 5060억달러로 1.5% 감소했음에도 미국 수출만큼은 늘어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39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5% 감소했다. 미국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ㆍ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경제상황이 상당히 좋아져 내수가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가 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소비도 덩달아 늘어난 반면, 한국은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수입차 부문만 보면 한ㆍ미 FTA 발효 이후 미국 자동차 수입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이번 방미 중에 국내에서 자동차같이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 중인 품목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지난 1분기에 일본차는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대신 미국 차는 18.7% 늘어났다.
윤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