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국내 외국인 배우자의 수가 15만명에 육박할 만큼 급증하면서 이들과 관련된 법적 분쟁도 증가세다. 특히 사기결혼, 일방적 이혼 등 결혼 파탄시 외국인 배우자의 법적 지위와 양육권 등 파생되는 문제도 적지 않아 관련 당국도 속속 대책을 내놓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달부터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의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혼인관계 파탄 후 일방 배우자 등에 의해 국제적으로 불법 이동된 아동의 신속한 반환 등을 목적으로 1983년 12월 발효된 국제 조약이다. 미국ㆍ영국ㆍ독일 등 88개국이 가입돼 있다.
이전까지는 외국인 배우자가 자녀를 데리고 무단으로 해외로 떠나버려도 자녀를 되찾을 방법이 마땅히 없었다. 지난 해 A(46) 씨는 베트남 출신 아내 B(25) 씨가 친구 집에 간다며 세 살짜리 딸을 데리고 그대로 베트남으로 출국해 버리자 주베트남대사관으로부터 아이를 되찾을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 답변을 듣고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그러나 이젠 국제결혼 후 이혼시 양육권이 없는 전 배우자가 아이를 데려갔을 경우 신분 증명서와 양육권 증명자료 등을 첨부해 법무부에 신고하면 법무부가 상대국 해당관청에 통보해 아동반환 재판을 신청하게 된다.
법무부는 또 지난 해 말 확정한 ‘제2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결혼이민 비자발급 요건에 의사소통 가능 여부, 초청자의 실질적 부양가능 여부 등의 평가기준을 신설, 비자 실질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더불어 외국인이 영주자격을 먼저 취득한 뒤 일정기간이 경과해야 국적 신청이 가능한 ‘영주자격 전치주의’를 전격 도입했다.
이는 범죄 경력이 많거나 저지를 위험이 큰 인물의 무분별한 국내 유입을 막고, 취업 등을 목적으로 한국인 배우자를 속여 결혼한 뒤 잠적하는 폐해 등을 막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외국인 배우자의 법적 지위를 위협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외국인 배우자는 결혼 후 최초 1년의 체류기간을 부여받은 뒤 체류연장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한국인 배우자와 동행해야 하며, 한국인 배우자가 그의 신원보증을 철회하면 체류자격을 잃을 수 있다. 이런 탓에 가정폭력 등에 시달려도 체류자격을 잃지 않기 위해 참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법무부 측은 “국민의 다양하고 상반된 요구들을 최대한 반영한 외국인정책을 수립 중이며 이민자의 책임과 기여가 더욱 강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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