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다가구주택 등에 가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을 수 있어 화재 경보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앗, 내 집 스프링클러가 가짜?’ 제목의 본지 기사(1월22일자)가 보도된 후 많은 이들이 스프링클러 등 화재방재시설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화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진화 여부다. 화재 발생시 5분 이내에 진화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방서에서 최대한 빨리 출동해도 도로와 건물 여건 등의 이유로 초기 진화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난달 11일 30대 엄마와 세 자녀의 목숨을 빼앗은 부산시 북구 화명동 아파트 화재는 집 안에서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피해가 커졌다. 당시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던 점도 있었지만, 해당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 시설이 없었다. 불이 난 아파트는 1993년에 건축 허가를 받은 15층 건물로, 당시 건축법 상으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건물이 아니었다.

이처럼 주택은 화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최근 몇년간 화재발생 비율을 보더라도 주택화재가 전체의 30%, 이로 인한 인명피해 역시 25%로, 다른 장소에서의 화재보다 피해가 크다. 이는 주택에 조기 감지장치나 경보시설 등이 없어 화재발견이 늦고, 스프링클러 등 초기 진압 시설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우리 단독주택에는 아무런 소방법령상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현재 다가구 주택과 10층 이하 공동주택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일반 주택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소방방재 시설을 완비할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스프링클러가 있더라도 막상 화재가 발생하면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지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아 피해 규모가 불어난 게 대표적이다.

언제까지 화재에 불안해하며 살아야 할까. 부산 화명동 아파트 화재 당시 엄마는 불길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을 지키려고 한 듯 자식을 끌어안은 채 숨졌다. 이런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주택에 자동화재탐지장치 및 방재 시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민상식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