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폐업 수순을 밟으며 종착역을 향해 질주하던 진주의료원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11일 본격 시작된 것이다.
폐업방침을 고수해온 경남도와 폐업철회와 정상화를 요구해온 보건의료노조측이 대화를 위해 마주앉았다. 박권범 진주의료원 직무대리를 포함한 경남도 파견 공무원 4명과 보건의료노조측 나영명 정책실장, 박석용 의료원지부장 등 4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의료원 대회의실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양측이 대화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26일 경남도가 폐업을 발표한 지 45일 만이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이 해마다 적자를 거듭하는데도 강성노조 탓에 구조조정 같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할 수 없다며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키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투입되던 도비를 지역 의료질 개선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날 박 직무대리는 지난 2월 26일 발령 이후 처음으로 의료원 안으로 들어섰으며, 현관에서 박 의료원노조지부장과 어색한 악수를 나눴다. 이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이날 아침 회의에서 박권범 진주의료원 직무대리가 의료원으로 들어가 업무를 정상적으로 볼 것과 노조와 대화를 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박 직무대리는 간담회에 앞서 “경남도의 입장을 설명한 뒤 노조의 입장을 잘 들어보고 보고하겠다”면서 “앞으로 노조와 대화로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고 첫 만남의 소감을 밝혔다. 나 정책실장도 “서로 의논해서 얽힌 실타래를 잘 풀어 봅시다”고 답했다.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도 “의미 있는 진전으로 전제 조건 없이 바로 만나보겠다”며, “박 직무대리가 폐업 집행자로서가 아니라 대화를 위해서 왔다면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폐업방침을 고수해온 홍 지사는 박 직무대리와 노조대표 간 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노조 역시 10일까지만 해도 경남도가 휴업을 철회하고 폐업 절차를 중단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일단 대화를 해 경남도의 입장을 확인해보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양측의 입장 변화의 단초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남을 직접 방문해 원만한 사태해결을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또 새누리당과 청와대 측에서도 극단적인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뜻이 경남도에 전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단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사태해결까지는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의료원 경영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구조조정 요구를 노조측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뿐아니라, 경남도 역시 계속해서 적자를 메우기 위해 도 재정을 쏟아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측의 대화로 어느정도 시간은 벌어졌지만 결국 폐업조치가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오는 12일 진주의료원 해산을 명시한 경남도 의료원 조례 개정안을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야당 쪽 의원들 모임인 민주개혁연대는 대화 분위기로 바뀌는 상황에서 조례 심의 자체를 실력으로 저지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조례안이 가결돼 본회의에 상정되면 의석분포상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