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사나이’ 김중수 -붉은색은 금리조정…푸른색은 금리동결 -4월 금통위엔 ‘회색’ 복잡한 심경 나타내
‘신뢰의 회색맨’ 버냉키 -美 패션전문지 “강함·위압 적절한 균형미” -‘페드워처’ 옷차림·표정등 분석 정책 전망
각 나라의 금리 등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수장들에게 사소한 것이란 없다. 말 한마디, 손짓 하나 모두가 시장에 여파를 불러오는 ‘시그널’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외국에선 이들이 어디를 가고, 무엇을 먹는지까지를 파악해 시도하는 ‘신변잡기성 예측’을 찾아보는 일이 어렵지 않다.
따라서 중대사항을 결정할 즈음 이들이 어떤 의상을 입는지 역시 큰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말 없이 눈으로 보여주는 무언의 시각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국의 통화 사령탑들에게 패션이란 연예인 못지않게 신경 써야 할 분야가 돼버렸다.
▶김중수의 ‘넥타이 법칙’=우리나라 증권시장 등에서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은 물론, 행동거지까지 예의주시한다. 금리 방향을 어떻게 예측하느냐에 따라 천문학적 액수의 수익과 손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 보니 ‘머니게임’ 참가자들은 김 총재의 넥타이 색깔에도 관심을 둔다. 금리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모종의 단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실제로 기준금리를 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날이 다가오면 김 총재의 넥타이 색깔이 무엇일까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지난 11일 한은이 6개월째 금리를 동결했을 때 김 총재의 넥타이는 짙은 회색이었다. 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넥타이 색이 금리에 대한 사전신호 성격을 갖느냐는 질문에 “보는 사람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 김 총재는 과거 금리를 조정할 때는 붉은 넥타이, 동결할 땐 주로 남색ㆍ하늘색 등 푸른 계통의 넥타이를 매왔다.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금리를 움직인 것은 2010년 7월과 11월 두 번에 불과하다.
반면 붉은 넥타이를 매고 금리 결정 회의에 참석하면 항상 ‘일’이 벌어졌다. 김 총재는 그간 금리 결정 회의에 몇 차례 붉은 넥타이를 하고 왔다. 2010년 4월 금통위 회의 날이 처음이다. 김중수호의 출항을 알리는 자리였다. 두 번째는 2011년 1월이다. 동물 무늬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출근한 그때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 달 건너뛴 3월에는 붉은색 민무늬 넥타이를 매고 또다시 0.25%포인트를 올렸다. 작년 10월에는 같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런데 전방위로 금리 인하 압박이 가해진 이번 4월 금통위에는 회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결과를 점칠 수 없게 한 것이다. 반면 이날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결과적으로 총재를 대신해 금리 동결을 예측케 하는 시그널이었던 셈이다.
▶버냉키 ‘신뢰의 회색맨’=미국에선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표정, 손짓, 옷차림까지 분석해 통화정책 방향을 예상하는 ‘페드 워처(Fed Watcherㆍ정책분석가)’가 활동 중이다.
버냉키 의장의 패션은 늘 비슷하다. 회색 정장에 짙은 넥타이다. 시장에 믿음을 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있다. 무거운 색감이 가볍고 화려한 색감보다 더 신뢰를 준다는 것이다. 단 셔츠는 흰색 외에도 파란색과 보라색을 즐겨 입는다.
미국 패션전문지 ‘우먼스웨어데일리’는 버냉키 의장을 현 시대의 비즈니스 슈트로 보수의 우아한 기품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잡지는 버냉키 의장의 슈트 어깨라인이 강함과 위압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갖췄다고 호평했다.
특히 상의 옷깃과 넥타이의 너비가 완벽하게 조화되고, 일반 대학생이 좋아하는 믹스체크 넥타이는 세련돼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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