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나흘 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서울모터쇼 일환으로 열린 2013오토모티브위크 특별관에 약 10만명이 다녀갔다. 자동차 부품과 정비, 튜닝 등 다양한 자동차 애프터마켓 행사장이 들어선 특별관에서 가장 눈에 띈 곳은 최신 캠핑카와 각종 캠핑용품이 자리한 오토캠핑레저관이었다.
▶캠핑 못지 않은 캠핑카 인기 = 주5일제가 본격화되고 점차 개인의 여가 생활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국내에 캠핑 문화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좀더 독특하고 편안하게 캠핑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캠핑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득수준이 향상된 것도 한 이유다. 고생을 즐기는 게 캠핑이라지만 캠핑장 곳곳에 들어선 캠핑카를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특별관 곳곳은 관람객들로 한여름 서울 난지캠핑장 못지 않게 북적였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이국적이면서도 안락함이 한눈에 보이는 캠핑카들 사이를 놀이동산처럼 누볐다. 몇몇 중년층은 마음을 먹은 듯 구체적인 구매 상담을 위해 자리를 잡고 귀를 쫑긋 세웠다. 캐러밴 제작 업체 제일모빌 관계자는 “이번 행사 기간 50여분이 구매상담을 했다”며 “이는 지난해보다 60%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일러 제작 업체인 듀오탑 역시 지난해보다 2배 많은 30여건의 상담실적을 올렸다.
▶캐러밴? 트레일러? = 통칭 ‘캠핑카’라고 불리는 형태는 캐러밴(caravan)이다. 차 안에 침실과 욕실, 주방 등 생활공간이 꽉 들어찬 캐러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의 발달과 도로망의 정비 등에 힘입어 여행ㆍ레저의 수단으로 본격 등장했다. 현재 국내에선 승합차를 개조한 형태의 캐러밴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가격은 크기와 내부 장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7000만원에서 1억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현대자동차가 스타렉스 천장에 침실을 설치한 ‘팝업 루프’ 형태로 내놓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옵션 등을 따져 5000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캐러밴을 선택하는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다. 막상 캠핑을 떠나려면 잠자리부터 숟가락까지 챙겨야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다보면 짐이 산만큼 쌓이는데 캐러밴은 이 모든 것을 단숨에 해결한다. 또 궂은 날씨에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일모빌 관계자는 “금요일 저녁에 떠나 일요일 오후에 돌아올 때까지 물과 전기 등을 모자람없이 쓸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차 뒤에 캠핑시설을 끌고 가는 트레일러 형태는 30~40대 비교적 젊은 캠핑족들에게 인기다. 1990년대 말부터 캠핑카 제작을 해온 듀오탑 관계자는 “트레일러와 기타 캠핑 장비를 갖추는데 2000~3000만원이면 가능해 텐트의 번잡함은 피하면서도 캐러밴의 높은 가격은 부담스러운 캠핑족들에게 인기”라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트렁크 구실만 하는 트레일러에 루프탑 형태의 텐트를 설치하는 방법도 1000만원 안팎의 가격에 색다른 캠핑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꼼꼼히 따지고 살펴야 = 캠핑카 인기가 아무리 높다해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건 가격 때문이다. 어지간한 찻값은 물론 지방 소도시 아파트 가격에 버금가는 캠핑카 가격은 만만찮은 부담이다. 여기에 취ㆍ등록세(찻값의 5%)와 보험료(한해 보통 70~80만원) 등 추가 비용도 들어간다.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과속은 절대 금물이다. 캐러밴의 경우 개조 과정에서 차체가 길어지고 높아져 승용차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는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 트레일러의 경우 뒤에 또 한 대의 차량을 끄는 만큼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자칫 트레일러의 흔들림이나 미끄러짐에 의해 견인차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또 주차 시설이 넉넉치 않은 환경에서 평상시 부피가 큰 캠핑카나 트레일러를 보관하는 것도 적잖이 신경 쓰인다. 무엇보다 캠핑카가 자신의 캠핑생활에 적합한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캠핑이 보편화된 뉴질랜드에선 캠핑카 이용이 흔하지만 직접 보유하기보단 필요할 때 렌트해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바비큐 시설이나 냉장고, 온수 시설 등을 갖춘 캠핑장(홀리데이 파크)이 흔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쉽게 떠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캠핑카를 이용할 경우 자연에 접근하기가 쉬지 않아 자칫 주차장이나 주차장과 다를 바 없는 캠핑장에서 밤을 지새야 할 수도 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며 종종 캐러밴을 대여해 캠핑을 즐긴다는 최정교(44) 씨는 “한국에선 캠핑 수요에 비해 이를 충족시켜줄 여건이 아직 미비해 여행길이 자칫 고행이 될 수 있다”며 “근거리 당일치기 여행이 보편화되고 캐러밴이나 야영지를 이용하는 원거리 형태의 여행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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