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시 좡족출신들 5만명 이주 모래펌프 기술로 사금 노다지 8년간 억만장자만 6~8명

“전 세계의 상권을 주름잡는 것이 ‘닝보방(寧波幇)’이라면, 금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상린방(上林幇)이 있다.”

지난 2005년 이후 세계 2대 금 산지인 아프리카 가나에 중국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억만장자의 꿈을 안고 금을 캐러 오는 대부분의 중국인은 가난하기로 유명한 광시성 좡족자치구 상린현 사람들이다. 지난 8년 동안 무려 5만명이 넘게 이주했다.

가나는 확인된 금 매장량만 985t으로 세계 황금 생산의 3%를 차지한다. 이곳에서 서양인들은 기계로 작업을 할 수 있는 대형 금광에만 손을 댔고, 아프리카 현지인들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금을 채굴하고 있다.

이 틈새를 뚫고 중국의 상린방은 모래 펌프를 갖고 들어가 뛰어난 사금 채광 실력으로 금을 쓸어 담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차이나타운 등 세계로 뻗어나가 뛰어난 장사 수완을 자랑하는 ‘닝보방’에 빗대어 ‘상린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1990년대에도 중국 동북 지역에서 금 채광으로 명성을 날린 적이 있다. 체구는 작지만 똘똘 뭉쳐 험한 일은 마다하지 않는 성향 때문에 배짱 좋기로 유명한 동북지역 사람들조차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특히 상린방의 모래펌프 기술은 중국에서도 유명하다. 이 기술은 다른 지역 사람에게는 전수하지 않을 만큼 철저한 ‘기밀’로 통한다.

상린방은 19세기 미국의 골드러시를 연상케 한다. 피땀과 대박스토리, 심지어 금을 캐러 왔다가 변사체가 되어 나간 이야기까지, 미국 서부의 골드러시가 이곳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하지만 “친척에게 금덩어리를 선물로 돌렸다” “비행기 안에서 전화로 별장과 페라리를 예약했다”는 등 수많은 금의환향 스토리가 이들의 골드 러시를 더 부추기고 있다.

16일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에 따르면 상린방 이야기는 가나 정부가 지난해 10월 말 금을 캐러 온 중국인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 정부가 이 문제로 협상하고 있는 가운데도 상린방의 골드러시는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궁상(工商)은행 광시 지점의 한 인사는 “지난 2011년 5~6월 상린현에 한꺼번에 10억여위안(1800억원)의 예금이 들어와 국가적 관심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2012년 기준 상린현의 재정수입이 3억위안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액수다. 현지인에 따르면 심지어 지난 8년 동안 1억위안(180억원)이 넘는 재산을 모은 이가 6~8명에 달한다고 한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