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MC, 그리고 억대연봉 카레이서 ‘팔방미인’ 김진표

2006년 시작후 우승도 수차례 베테랑 GT클래스서도 나홀로 출전 준우승

“카레이싱은 마인드컨트롤 싸움… 욕심버리고 침착해야 속도 빨라져”

잘나가는 가수였다. 그룹 패닉의 멤버이자, 6집 가수에 MC. 레이스를 하게 된 건 어느 날 문득 찾아온 “해봐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8년이 지난 지금, 그는 정말로 억대 연봉을 받는 카레이서가 됐다.

2006년 레이싱을 시작한 이후 우승도 수차례. 김진표(쉐보레 레이싱팀)는 지난 5일 열린 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GT클래스 1라운드에서 또 한 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류시원이 속한 상대팀(EXR Team 106) 선수 셋을 홀로 상대한 “외로운 싸움”에서 준우승을 한 김진표를 최근 만났다.

김진표에게 레이스는 인생과 닮았다.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이길 수 있는 게임, 개인보다는 팀워크가 더 중요한 게임이라는 것이 우리 인생과 판박이였다.

“레이싱은 철저한 마인드컨트롤 싸움이에요. 0.5초에 한 바퀴를 돌게 되는데, 그 순간은 ‘눈 깜빡할 사이’에요. 경합 도중 추월을 하는 건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실수를 하기 때문이에요. 레이싱은 욕심을 버리고 침착하게 자신을 다스리면 속도가 빨라지고,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하면 실수를 해 느려지게 돼요.”

서킷에서의 질주가 어떤 목표를 향해가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수없이 오르내리는 감정의 곡선들 안에서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혼자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김진표는 레이스에서 배웠다. 서로를 의심하는 것도 금물, 어느 한쪽만 잘해서도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이제는 8년차 카레이서에 인기 자동차 프로그램인 ‘탑기어 코리아(XTM)’의 터줏대감으로 살다 보니 늘 ‘자동차 마니아’로 불린다.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차들을 만났고 슈퍼카도 당연히 있었다. 그에 걸맞은 이름값을 하는 ‘페라리 458 이탈리아’와 ‘마세라티’였다. 김진표는 페라리 458에 대해 “트랙에서도, 공도에서도 굉장히 편하고, 빨리 달릴 줄 아는 차”라고 칭찬했고, 마세라티에 대해 “엄청나게 비싼 가격 때문에 허세 심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차라고 생각했는데, ‘기가 막힌 괴짜들’이 만든 차”라며 혀를 내둘렀다.

일상에서도 슈퍼카 마니아일까. 차가 좋아 “자습서보다 자동차 잡지를 더 많이 봤다”는 그의 첫 애마는 ‘스포츠카’라기엔 너무 느린 현대 티뷰론이었고, 지금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다. 그는 이 차를 “말도 안 되는 SUV”라고 표현했다. 김진표에겐 “두루뭉술해서 여러 특성을 품고 있는 차보다는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한 가지 성향을 드러낸 차가 ‘최고의 차’”라는 애정 어린 답이었다.

“레이싱을 하지 않을 때는 오히려 스포츠카를 타려고 했는데, 레이싱을 하면 그런 욕구가 해소돼요. 공도에서는 람보르기니처럼 제아무리 비싼 차라도 레이싱카만큼의 멋진 기분을 선사해주지는 않아요. 편안한 차가 제일이에요.”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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