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해도 알아듣는 자동차, 사람이 필요없는 자동차,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자동차….’
상상의 끝은 어디일까. 아이들 그림 속에서나 봄직한 자동차, 공상과학 영화의 먼 미래로 그려졌던 자동차, 상상력과 꿈을 자극했던 그 미래형 자동차가 이미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말을 하면 이해하고, 알아서 출발하며, 사고가 나기 전 알아서 멈춘다. 친환경 에너지로 달리고 아무곳에서나 전기를 충전하는, 이 모든 게 이미 현실로 구현됐거나 가까운 미래에 다가온다.
▶손을 떠난 자동차, 말로 눈으로 움직인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자동차를 설립하면서 “자동차는 더이상 기계가 아닌 전자기술의 총아”라고 설파했다. 그의 혜안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손과 발이 없어도 조작이 가능하다. 각종 첨단 IT기술이 발달하고, 자동차와 IT가 결합하면서 자동차 태동의 역사 때부터 이어진 ‘손ㆍ발’이란 조작법이 바뀌는 셈이다. 특별한 기술을 지닌 소수만이 운전하는 게 아니라 노약자도, 장애인도, 심지어 아이까지도 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의 혁명’이라 부를 만하다.
그 시작은 음성인식에서 엿볼 수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음성인식 기능을 더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개했다.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해 각종 조작을 수행하는 기능이다. 차량 시동을 걸고 목적지를 검색하거나, 차 문을 열고 닫는 등의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 조작이 가능해지면 ‘오른쪽’ ‘왼쪽’ ‘주차’ 등을 말하면 차가 이를 수행하는 단계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과거 온 국민이 열광했던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이 먼 미래만은 아니다.
미래형 차에는 눈과 손짓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해진다. 올해 초 현대자동차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HCD-14이 대표적이다. 운전자가 차량 유리 전면에 등장한 화면을 보고 눈동자를 움직이면, 동공의 이동방향을 인식해 운전자의 지시를 인식한다. 눈짓만으로도 차량 조작이 가능해진다는 콘셉트다. 또 손가락을 옆으로 올려주는 동작을 하면 바람 세기가 조절되고, 다이얼을 돌리는 시늉을 하면 음량이 변한다. 이 모든 기술이 현실화하면 말과 눈짓, 손짓으로 차량을 운전하는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운전의 재미를 뺏기다(?)’, 무인 자동차=자동차는 타려고 존재할까, 즐기려고 존재할까. 운송은 자동차의 본질이지만, 아이부터 어른까지 자동차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자동차는 운송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무인 자동차는 자동차의 존재 가치에 다시금 질문을 던지게 할 미래형 자동차다. 운송수단으로는 최상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대신 이제 인간은 아예 운전대를 놓게 된다.
IT업계가 앞장서서 무인 자동차 현실화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도요타 프리우스, 아우디 TT, 렉서스 RX450h 등을 개조해 무인 자동차 시범운행을 진행 중이다. 무인 자동차는 카메라, 센서, 위치측정기 등 모든 정보를 수집 분석해 차량이 출발하거나 멈추고, 속도를 조절하는 자동차다.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 각종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해 신속하게 명령을 내리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핵심 역량이다.
자동차업계도 무인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도요타 렉서스 브랜드는 올해 초 열린 ‘2013 CES’에서 렉서스 LS를 기반으로 개발한 첨단 능동형 안전강화 차량(AASRV)을 공개했다. 다수 센서와 GPS, 스테레오 카메라, 레이더 및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레이더 등으로 차량으로부터 약 70m 이내 위치한 사물을 감지한다.
뒷바퀴에 거리측정장치를 장착, 차량 주행 거리 및 속도를 측정한다. 지붕에 장착된 관성측정장치는 가속 및 각도 변화를 확인한다. 이렇게 차량의 상태를 파악하면 ‘기능형 교통시스템’은 다수 차량의 정보를 모아 교통사고가 예상되는 지점에 경보를 알리고 종합적으로 차량을 통제한다. 신호등과 같은 역할로 보면 된다.
공영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부연구위원은 “운전을 완전히 컴퓨터에 위임할 수 있는 시점이 오면, 자동차와 사람 간 관계에 근본적으로 변화가 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언맨 같은 차, ‘움직이는 발전소’=미래엔 자동차의 ‘심장’도 근본적인 변화가 찾아올 전망이다. 화석연료의 한계와 이산화탄소 절감 등 환경보호 움직임에 따라 친환경에너지로 변화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차의 발전단계는 현재 4가지로 구분된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모두 장착한 하이브리드(HEV)와 외부로부터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초기 2가지 모델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되, 그 사용을 줄인다는 개념의 친환경 모델이다. 이미 상용화에 성공, 널리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모터만으로 주행하는 전기차(BEV)부터는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배기가스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이 역시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곧 대중화를 꾀할 예정이다.
BMW의 미래형 자동차인 BMW i3와 i8 등도 모두 전기모터로 기존 내연기관 못지않게 고성능을 구현한 모델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아이언맨3’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애마’로 타는 아우디 R8 e-트론도 아우디 슈퍼카 R8을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다.
미래형 모델로는 연료전지자동차(FCEV)가 꼽힌다. 전기로 구동한다는 점에선 전기차와 같지만, 이 모델은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수소연료를 주입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현대차가 상용화에 성공한 투싼 ix 수소연료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교체시기까지는 하이브리드가, 그 이후엔 단거리용으로는 전기차가, 중ㆍ장거리용으로는 수소연료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