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겪으며 아내와 단둘이 살던 70대 노인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50년 부부 금실’을 이어가다 남편의 잘못된 선택으로 홀로 남겨진 아내는 정신을 추스르기도 전에 장례식 비용이 걱정이라며 울먹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8시께 서울 중랑구 망원동의 한 주택 지하방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A(79) 씨가 밧줄로 목을 매 숨졌다. 아내 B(65) 씨가 시장에 다녀온 잠깐 새 벌어진 일이었다.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 것은 생활고 때문. A 씨는 전세 1000만원짜리 지하 단칸방에서 B 씨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었다. 자식은 부모를 외면한 채 연을 끊고 산 지 오래였다.

부부는 3년 전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매달 6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마땅한 일이 없이 이 돈만으로 생활하기는 너무 힘들었다. 지하방에는 비가 샜고 요금을 내지 못해 가스도 끊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 씨는 폐질환으로 병원 신세까지 졌다. 지난달 인근 병원에 입원해 20여일간 치료를 받다 지난 3일 퇴원해 집에서 요양 중이었다. A 씨는 B 씨에게 “나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다”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 병실에서 휴대폰 충전기 줄로 자신의 목을 조르다 B 씨가 발견해 가까스로 막은 적도 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B 씨가 A 씨를 발견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경ㆍ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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