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프로젝트 풀가동…울산 현대중공업 현장을 가다

방문객들 규모에 놀라고 스펙에 더 놀라 LNG선 등 빼곡 ‘해양플랜트 박물관’ 착각

올 해양부문 매출 목표 88%이상 달성 현재 제작·설계 프로젝트 총 17개

직원들 “가장 바쁜 한해” 행복한 고민(?) 토탈솔루션 제공자 목표 심해저 진출

울산에는 ‘12 비경’이 있다. 대왕암 송림, 태화강 십리대밭 등 울산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열두 곳의 절경이다. 올해부터는 ‘13 비경’이 돼야 할지 모르겠다. ‘울산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해양설비들이 울산 앞바다를 채우고 있어서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해양 야드는 요즘 ‘해양 전시장’이다. 일반적인 해양 플랫폼을 비롯해 ‘원통형 부유식원유생산저장설비(FPSO)’처럼 국내 조선소는 물론 해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설비들이 하나 둘 도크를 채우며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지난 18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해양 야드를 찾은 기자에게 손창현 해양사업본부 상무는 “내년이면 전 세계에서 갖가지 해양 플랜트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야드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빈말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6월 현재 올해 해양 부문 매출 목표의 88%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 제작 중인 프로젝트만 7개, 설계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까지 합치면 17개에 달한다. “해양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바쁜 한 해”라는 행복한 고민(?)까지 해야 할 정도다.

이날 기자를 맞이한 첫 번째 ‘비경’은 원통형 FPSO ‘골리앗’. 공상과학만화에서 봤을 법한 ‘외계 비행체’와 같은 다소 괴상한 외형이지만 골리앗의 스펙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단 세계 최대 규모의 원통형 FPSO다. 브라질과 중국에서 2기의 원통형 FPSO를 제작한 바 있지만 저장할 수 있는 석유량이 약 30만배럴로 100만배럴을 육박하는 골리앗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컨테이너선과 흡사한 모양의 일반 FPSO는 바다에 잠기는 하부구조가 긴 사각형 모양이지만, 골리앗은 바다에 잠기는 하부구조가 원형이고 직경이 일반 FPSO의 약 10분의 1 정도다. 그만큼 파도나 바람에 의한 저항이 적다. 흔들림은 최소화하고 운동성은 높였다. 연안보다는 북해와 같은 극해저 지역에서 이뤄지는 원유 채취 작업에 용이하다. 골리앗은 내년 3월께 제작을 마치고 노르웨이 북해로 갈 예정이다.

두 번째 비경은 ‘고르곤’이었다. 가스전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운반하기 전 액화ㆍ정제 생산 작업을 하는 LNG플랜트로 2009년 수주해 내년 상반기 인도 예정이다. 19만t 규모, 약 20억달러에 육박하는 초대형급이다. 현재 울산 해양 야드에는 고르곤을 구성하는 50여개의 모듈이 가득 차 있다.

이뿐만 아니다. 바잔, 오폰, DSO 플랫폼 및 2011년 영국 BP사로부터 수주한 Q204 FPSO가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 인도를 목표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다채로워진다. 지난 1월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스타토일로부터 수주한 11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가스해양설비(SPAR)와 지난 3월 프랑스 토탈로부터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플랫폼(TLP)이 해양 야드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 또한 국내나 해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해양설비다.

다양한 해양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현대중공업은 자체적으로 “제작기술은 이미 정상 단계에 올랐다”고 자부하고 있다. 제작능력은 궤도에 오른 만큼 이젠 그 이상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자체 설계능력을 키워 설계부터 구매,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모든 공정을 일괄도급방식(EPSCC)로 진행 가능한 이른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실제로 지난 2011년 인도한 태국 가스 가압정제 플랫폼 ‘봉콧’ 등 두 개의 프로젝트를 100% 자체 설계로 진행한 경력도 있다.

손 상무는 “주요 발주처인 토탈, 셰브론 등 세계 오일메이저들이 현대중공업의 설계능력을 점차 인정하고 있다. 아직까진 100% 자체 설계는 어렵지만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표는 해양 사업을 연안에서 심해저(서브시)로 확대하는 것.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는 아직 서브시 사업에는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유전에서 시추한 석유를 육상으로 보내기 위해 바다 바닥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정도만 진출한 상태다.

손 상무는 “앞으로 해상과 심해를 통합한 해양 분야의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목표로 서브시 분야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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