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기자]50부작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이 23일 막장 시월드가 몰락하고 착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좋은 상황을 맞는 것으로 끝났다. 이 드라마는 줄곧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온 KBS 주말극(‘최고다 이순신‘)을 누르고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불량가족의 시골국수라는 가업 물려받기라는 훈훈한 내용이 이 드라마의 주제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심심해서 눈길을 끌기 어려웠다. 그래서 훈훈한 내용물에 B급의 막장 포장지를 2~3겹으로 두껍게 싸 보여줌으로써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초중반까지는 지독한 시월드의 주축인 박원숙(방영자 역)이 며느리에게 상식을 벗어난 행동으로 자극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했다. 박원숙은 이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리는 데 일등공신이다. 박원숙은 온갖 막장적인 시어머니로 맹활약을 하고 불량식품 제조로 감옥까지 갔다왔다가 종영 직전이 되서야 반성한다. 이만큼 캐릭터를 야무지게 활용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런데도 중년의 박원숙에게서 의외로 ‘귀여운 면’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드라마를 가끔씩 본 사람들은 박원숙이 주인공인줄 알았다고 했다.
열혈 마마보이지만 순정을 갖춘 최원영(김철규 역)도 이례적인 매력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지지와 성원을 얻었다. 마구잡이에 찌질하고 단순한 남자지만 첫번째 아내이자 캔디 여주인공 채원(유진 분)의 가장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했다. 이 남자는 유치하고 바보 같아 보여도 감싸주고 싶은 동점심과 모성애까지 자극했다. 시어머니 박원숙을 확실하게 상대할 며느리로 들어온 마홍주(심이영)가 철규라는 남자를 좋아하게 된 계기도 전처를 잊지 못하는 남편의 순정때문이다. 박원숙과 최원영 같은 캐릭터를 비호감이 아니라 괜찮게 받아들여지게 만든 것도 이 드라마의 성공요인중 하나다.
지독한 시월드 외에도 ‘출생의 비밀‘과 남자주인공 이세윤(이정진)의 ‘교통사고’ 등의 진부한 장치를 끝까지 끌고가며 자극의 강도를 유지했다. 종영 직전까지 세윤이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될지 식물인간이 되는 건 아닌지 궁금증을 유발했고, 여주인공 채원도 모르게 결혼식장으로 불러내 결혼식을 올렸다. 휠체어에 앉아 입장하던 신랑은 스스로 일어나는 ‘서프라이즈‘를 신부에게 선물했다.
마홍주가 프랑스에서 철규의 아이를 임신한 채 돌아와 재결합하고 방영자와 새로운 고부관계를 구축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또 정보석(민효동)과 전인화(양춘희)의 순수한 중년남녀의 사랑, 29살 나이차를 뛰어넘은 박영규(강진)-선우선(엄기옥)의 러브라인, 전인화와 대결하는 캐릭터를 보여준 차화연, 신구, 정혜선 등 몇몇 중년들의 안정된 연기는 시청자들을 쉽게 다가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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