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오는 가면을 쓰지 않는 배우다. 연기를 하면서 굳이 폼을 잡거나 멋있게 보이려 하지 않는다. 악한 캐릭터면 악하게, 코믹한 캐릭터면 코믹하게 표현할 뿐이다. 단순한 듯 하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이 맡은 역할을 개성 있게 소화해 내는 힘을 지녔다.

최근 종영한 MBC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도 김성오의 연기는 돋보였다. 한태상(송승헌 분)과 이재희(연우진 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창희 역을 강렬한 연기로 소화했다. 특히 한태상을 향한 의리와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이창희의 갈등과 감정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창희처럼 살고 싶어요.”

김성오는 줄곧 “창희처럼 살고 싶다”고 했다. 배우가 아닌 ‘사람’ 김성오로서 누구보다 바랬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작품에 출연한 가장 큰 이유도 창희 때문이었어요. 제가 희망하는 삶을 살고 있더라고요. 누군가를 위해서, 제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 희생을 하면서 살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잘 그러지 못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창희에게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창희는 김성오에게 ‘로망’ 그 자체였다.

“딱히 창희를 연기하면서 어떤 감정이나 느낌을 가졌다기보다는 그냥 ‘로망’이었어요.(웃음) 앞으로 김성오라는 사람이 살면서 창희같은 삶을 살 수 있을지 돌아보게 됐죠.”

그러면서도 한태상이나 이재희처럼 아끼는 사람은 없단다. 그는 “부모님한테도 그렇게는 못 하는 것 같다”면서 “누군가를 잘 못 챙기는 건 아니다. 남들 하는 만큼은 하는 것 같은데 창희에는 견줄 것이 못 된다”고 털어놨다.

창희는 몸을 사리지 않는 캐릭터다. 때문에 김성오가 소화해야 할 액션신은 상당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팀워크가 좋아 촬영은 어느 때보다 수월했다.

“모난 사람들이 없었어요. 스케줄도 다른 드라마에 비해 힘들지 않았죠. (송)승헌이 형과 촬영신이 많았는데 사람 자체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성격이 아니었어요. 나름대로 잠재된 개그 본능도 있고요.(웃음)”

# “연출자들에게 아쉬워요.”

송승헌과 연우진의 사랑의 교집합은 신세경이다. 이들은 치열한 치정멜로를 그려냈다. 반면 김성오는 누구와도 러브라인이 없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아쉽지 않아요. 만약에 창희가 여자와 러브라인이 있었다면 드라마가 이상해졌을 거예요. 앞서 제작발표회 때 말했던 것처럼 ‘남자가, 사랑할 때’가 어떤 건지 보여 드린 거죠. 그 대상이 바로 태상과 재희인거고요.”

지난 2010년 원빈 주연의 ‘아저씨’에서 종석으로 분해 악랄함의 진수를 선보인 김성오. 이후에는 김은숙 작가의 ‘시크릿 가든’에 출연하며 현빈의 비서로 물 오른 코믹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실 연출하시는 분들에게 아쉽기도 해요. ‘시크릿 가든’ 이후에는 정말 그와 비슷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왔어요. ‘아저씨’ 때도 뭐 그랬지만요. 어떤 한 가지의 모습이 보여지면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한 단정을 짓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비슷한 배역으로 캐스팅이 들어오고요. 연기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좋지만은 않죠.”

# “‘사람’ 김성오도 재미를 느껴야죠?”

2000년부터 연극무대를 활보한 김성오는 수 없이 많은 단역 시절을 거쳐 현재까지 오른 ‘노력형 배우’다. 비록 ‘한 방’에 뜬 배우는 아니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했다. 그는 새로운 캐릭터에 목말라 있었고, 이제 도전에 임할 준비를 마쳤다.

“못해본 것에 대한 열망이 강해요. 마치 시청자 분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희망을 얻고 기쁨을 얻듯이 저 역시 재미를 찾아야 하지 않나요? 연기를 하면서 재미를 찾아야죠. 그러려면 ‘사람’ 김성오가 즐거워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제가 즐거워야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잖아요. 국한된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요. 사람이 삼시 세끼 똑같은 밥만 먹을 순 없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그가 현재의 삶에 만족을 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무명시절에도, 연극 무대에서 피땀 흘려 연기할 때도 김성오는 자신의 삶을 누구보다 지지했고, 후회 없이 살았다. 그는“지금 내 상황에 맞게 만족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살고 있지 않겠냐”며 호탕하게 웃었다.

인간 관계, 그리고 연기에 있어서도 믿음을 가장 중요시하는 김성오. 향후에도 거리낌 없이 진솔한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웬만하면 사서 오해 받을 짓은 하지 않는 편이에요. 수박밭 앞에서 신발끈 묶지 말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본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라서요. 하하. 상대가 여자친구가 됐든, 가족이든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