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근ㆍ김우영ㆍ양대근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로 13일 오전 결국 1900선이 무너졌다. 글로벌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는 등 대외 악재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의 부정적 보고서에 따른 삼성전자 주가 급락도 투자 심리를 전반적으로 냉각시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이슈와 삼성전자 매도세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하락 압박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향후 2분기 기업실적도 불안요인이다. 다만 코스피 1900선 아래에서의 하락장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되지 않은데다 국내 증시를 억눌렀던 엔저 문제도 진정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변동성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동조화=최근 코스피는 미국, 일본 등 해외변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과거 해외증시 상승 시에는 탈동조화되던 코스피가 하락시점에는 동조화되는 모습이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다. 여기에 2분기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과 일본이 경기부양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만5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전날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지난 4월에 발표한 양적완화 조치를 유지하되 시장이 기대한 장기금리 상승 억제 등 안정화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도 영향이 컸다. 유럽 주요 증시도 12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정정 불안 우려로 하락했다.
정문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과도하게 오른 글로벌 국가들의 주식시장 조정은 일정부분 당연하지만 냉각된 투자심리가 문제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조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과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면 당분간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대외변수 안정ㆍ2분기 실적 확인 후 방향성 정해질 듯=전문가들은 코스피가 1900선 밑으로 빠지더라도 길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시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진정되고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가 일단락되는 이후로 본다. 최근 외국인은 나흘동안 코스피시장에서 2조2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 중 68%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코스피의 경우 현재 12개월 미래 주가수익비율(PER)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PER 8배 아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부근인 1900선의 테스트 장세가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수급불균형때문에 1900선이 깨질 수 있다”면서 “다만 미국의 출구전략 후폭풍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경기회복에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국내 주식의 하락 원인으로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와 ‘삼성전자 쇼크’가 꼽히는데 오는 2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 차원에서 출구전략 우려에 대한 대응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증시도 저평가된 상황이라 1900선 지지국면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7월에 나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도 분수령이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 회복 여부와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중요하다”며 “실적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주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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