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수석대표 ‘격(格)’을 둘러싼 문제로 결국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자 외신들도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일은 현재의 남북간 신뢰가 얼마나 부족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면서 향후 상황전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2일 AP통신 등 주요 미 언론들은 서울발로 “회담이 끝내 무산됐다”면서 “북한측이 한국의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삼아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 통보했다”는 한국 통일부의 발표 내용을 전했다.
AP통신은 “북한이 도발과 외교를 번갈아하는 과거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대표단 명단에 이견을 보인 것은 북한의 고집이 또다시 나타난 것이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작은 차이도 남북한을 갈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회담이 빠른 시일 내 재개되지 못하면 경협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은 차질을 빚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한 미 언론들은 미 국무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일단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회담 무산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회담이 연기됐다면 이를 살펴보겠다”며 구체적인 입장 표현을 피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남북 관계 개선을 항상 지지해왔다”면서 “북·미 간 대화나 협상이 진전되려면 북한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북한이 2005년 9.19 비핵화 공동성명을 포함해 국제의무를 준수하려는 행동을 분명히 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열려 있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도 “회담이 시작부터 실패해 한반도의 희망에 상처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북한이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해 립서비스 차원에서 대화를 제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12일 중국과 일본 매체들도 회담무산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중국의 차이나데일리는 “북한이 한국 대표단 인선에 불만을 보여 회담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에 판문점 실무접촉 대표를 맡았던 김성혜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이 지난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의 방북 당시 안내원 역할을 했다”면서 “북한이 김성혜와 박 대통령의 이같은 관계를 고려해 북측 대표단에 그를 포함시킨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남북한에 골이 더욱 깊어졌다”면서 “당분간 회담이 어려울 것 같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남북 당국자 회담이 중단됐다”면서 “한국측이 수석대표를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떨어뜨린 것에 북한이 반발해 대표단 파견 보류를 통보해 온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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