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장사 하는 영세 카드업체들 어쩌라고 … .”
우정사업본부의 연하장사업 진출로 카드 제작업체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최근 모바일카드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뜩이나 카드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정본부의 연하장사업으로 기존의 B2C 시장 내 수익마저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본은 지난 2000년부터 연하장사업에 진출, 업체ㆍ개인을 대상으로 연하장 디자인을 공모, 선정된 작품을 제작해 각 지역 우체국 및 인터넷 우체국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우본의 연하장사업이 우표사업 손실의 보전책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우표발행 및 판매실적은 감소하는 반면 제작단가는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우표사업 손실 보전을 위해 카드사업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우본의 연하장사업에 카드업체들이 가장 대응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단가문제. 현재 우본은 카드가격에 우편요금을 포함해 평균 1000원대에 연하장을 공급하고 있다. 우표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연하장 구입 후 2차적으로 우체국을 방문해 발송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는 게 강점이다.
반면 카드업체들이 제작하는 연하장은 1500~2000원선에 이른다. 가격과 편의성 면에서 카드업체의 연하장은 경쟁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카드업체 A사 관계자는 “규모가 있는 업체들의 경우 단골 기업고객들이 있어 대량으로 카드를 주문제작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규모가 작아지면 그것도 한계가 있다”며 “일반 고객에게 몇 장씩이라도 팔아서 수익을 내야하는 영세업체들은 더 설자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B사 측은 “우본 때문에 카드사업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가뜩이나 시장이 좁아지는데 해당 시즌에 공공기관이 나서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동반성장한다더니 공공기관이 더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카드업체들은 매년 5~6월 우본이 내거는 새해 연하장 디자인 공모전에 대부분 참가하고 있다. 어찌됐건 수익이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다. 업체ㆍ개인이 공모전에 제출한 디자인이 선정되면 해당 디자인으로 우본 우편사업진흥원이 카드를 제작하는데, 이 때 디자인 공모전 당선자은 카드에 들어가는 속지를 비롯한 임가공을 맡을 수 있게 된다.
앞의 A사 관계자는 “출품한 디자인 중 10종이 선정이 된다고 할 경우 그 부분에 대해 우본과 계약을 맺고 임가공을 맡는다. 수익이 있으니 계절이 되면 준비작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우본 측은 이에 대해 “영세업체들이 우본의 연하장 사업으로 인해 설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아서 카드를 제작할 때 임의로 가격을 내리는 게 아니라 조달사무소에서 적정하다고 판단한 선에서 가격을 책정한다는 것이다.
우본 관계자는 “공공기관인 만큼 돈을 많이 버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우본 연하장이 특별히 가격경쟁력이 높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