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머신 프로그램 사용해 PC구동 … 한 컴퓨터서 8개 계정 운영 가능 간단한 검색만으로 사용법 확인 가능 … 모바일게임 '개인 작업장' 도래 하나

언제 어디서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은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게임 장르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등장한 이후 지인들은 물론 타인까지도 함께 게임을 즐기며 실력을 겨루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잠을 아껴가며 새벽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일명 '노라이퍼'까지도 등장할 만큼 유저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대변할 수 있는 '랭킹'에 열망한다. 그런데 내가 잠을 아껴가며 경쟁하는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 수많은 경쟁 상대들을 한 사람이 조작한다면? 온라인게임상에서만 있을 줄 알았던 '매크로(불법 프로그램)'가 이제 모바일게임을 노리고 있다.

→ 컴퓨터 사양만 따라준다면 한번에 6개 계정도 동시에 돌릴 수 있다

지난 3월 디시인사이드의 한 모바일게임 게시판에는 'xx게임 멀티 돌리기'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된다. 게시글은 안드로이드 VMware(가상머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컴퓨터에서 여러 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동시에 작동시킨 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 글은 조회수 5,000히트에 육박하며 인기 게시글로 등록됐다. 평균 조회수가 20개 남짓, 공지사항 조회수가 1,000히트에 불과한 게시판임을 감안하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셈이다. 특히 디시인사이드 뿐만 아니라 오늘의 유머, 일간베스트 등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 동시에 퍼저나가면서 안드로이드VMware를 활용한 멀티 계정 사용법이 일반에 퍼지게 된다. 그간 일부 전문가들만 활용할 수 있었던 이 시스템이 게임으로 넘어오게 되자,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뒤따른다.

불법 매크로 통해 이득 취해PC환경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게임을 구동할 수 있게 되면서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소위 '오토마우스'를 활용한 매크로가 성행한다. 유저들은 인터넷 상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GXXX'나 '매크로 XXXX' 등 프로그램을 사용해 24시간 게임을 구동하기 시작한다. 가상환경에서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면 무엇이든 매크로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간단한 캐주얼 게임은 허수 계정들을 미리 생성한 뒤 초대하는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 코인'을 대량으로 얻어 놓고, 시작 버튼만 누르는 식으로 게임 머니를 획득한다. 농장 경영 게임의 경우에는 특정 작물 위치를 반복적으로 클릭하는 형태로 작물을 심고 수확할 수 있다. 그나마 이런 방식들은 플레이 시간 대비 '사람이 플레이 하는 것 보다 나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나은 편이다.

→ 한 블로그에 업데이트된 A모바일게임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법 게시글의 조회 건수는 총 2만건을 넘겼다

최근 유행하는 TCG게임들은 이런 방식의 매크로에 취약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 상에서 '진행' 버튼만 눌러도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크로를 짜기 위해 필요한 기능은 단 하나 특정 지점을 매 초마다 두세번 클릭하면 매크로가 끝난다. 실제 매크로 제작시간은 단 5초도 걸리지 않는다.이렇게 간단하게 제작된 매크로는 일반 유저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도, 컴퓨터가 과열 현상으로 다운되지 않는 이상 계속 구동된다. 24시간동안 '진행'을 하고 있는 계정과 그렇지 않은 계정간에는 획득하는 경험치와 게임 머니양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한번에 8개 계정 트레이드로 밸런스 붕괴진짜 문제는 이렇게 8개가 넘는 계정을 한 화면에서 매크로로 돌린다는 점이다. 한 번에 한 개 계정만 상대하기에도 벅찬 유저들은 동시에 8개 계정들을 상대해야 한다. PvP게임을 예로들면 한 유저를 잘못 공격했다가 8개 계정으로부터 반격 당하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각 계정간 '거래'가 가능한 게임에서는 밸런스 붕괴가 더 빠르다. 각 계정에 소속된 최고 장비, 장수, 카드 등을 한 계정에 모아서 플레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보다 압도적으로 강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이들 유저들은 계정이 차단당할지라도 다른 계정을 생성해 또 한번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 하면서 성장할 수 있어 피해가 그리 크지 않는 편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매크로 유저는 "차단 당할 시점쯤 되면 어차피 게임이 질려서 다른 게임 하러 가면 그만" 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요즘에 새로 시작하는 게임들 들어가 보면 하루 종일 매크로를 돌려도 (내 랭킹이) 300위권정도"라며 "그 만큼 매크로 유저들이 많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최후의 보루 '기기인증'에 날선 대립이처럼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일부 게임사들은 각 계정에서 '기기인증'을 받은 계정만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강수를 뒀다. 기기인증은 각 핸드폰 전화번호에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해당 문자메시지에 기록된 코드를 입력해야 계정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의미한다.

→ 해외 개발사가 제작한 블루 스택스도 가상 머신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반면 이 수단 역시 미국의 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사가 개발한 가상 전화번호 시스템을 통해 무너지면서 상호 경쟁을 이어간다. 여기에 게임사들은 해외 전화번호를 막아버리는 강수를 두기도 하면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이미 생성된 계정을 대상으로는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고, 새로운 우회로가 등장하는 등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거래'기능이 포함된 게임들은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추세다. 거래 기능을 이용한 '제2의 모바일게임 작업장'이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게임 전문가는 "모바일게임 특성상 조작이 어렵지 않아 매크로를 짜는 것도 간단한 편"이라며 "전문 프로그래머들이 아닌 가정에서 개인이 매크로를 작성해 작업장을 운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지난 2008년 온라인게임'바람의 나라'도 VMware로 인해 진통을 앓았다. 서비스사인 넥슨은 VMware에 철퇴를 선언했다

또, 한 보안전문가는 "모바일게임을 처음에 론칭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기업이어서 GET/Post 방식을 사용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쓰기 어렵다"며 "후속 대응을 선언할 즈음에는 이미 밸런스가 붕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의심 계정들에게 지속적으로 기기인증을 요청하도록 방어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그나마 쉽고 빠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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