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더이상의 풍자는 없었다. 섹시퀸들(가수 아이비, 연기자 클라라)의 격돌에 ‘토요일 밤’은 더 뜨거워졌지만, 그게 전부였다. 애초부터 ‘병맛’코드와 ‘섹드립’으로 무장한 19금(禁) 섹시 코미디였다. 하지만 ‘여의도 텔레토비’로 시작해 대선 이후 ‘글로벌 텔레토비’로 무대를 확장했고, 국내외 뉴스를 전하며 논평한 ‘어록앵커’ 최일구의 촌철살인(‘위켄드 업데이트’)은 ‘SNL코리아’의 백미였다.

심야시간 브라운관 앞에 앉은 시청자들은 나날이 ‘시사풍자’를 기대했다. 기대가 커지자 잡음도 거세졌다. 일각에선 오락 프로그램의 ‘유사 보도’를 문제삼으며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 때에도 ‘SNL코리아’ 측은 시사풍자 코미디로의 기본방향을 잊지는 않았다.

‘SNL코리아’의 변화가 시작된 것은 CJ그룹의 비자금 의혹 검찰수사가 진행된 3주 전부터였다. ‘글로벌 텔레토비’는 결방됐고, 한주간의 주요뉴스를 전하던 ‘위켄드 업데이트’에선 지난 8일에도 국제뉴스에 집중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모기업의 비자금 의혹 수사 뉴스에 관한 논평을 ‘위켄드 업데이트’에서 들을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이 정치풍자와 시사코미디의 선구자 격이었던 프로그램인 탓이다. 현재의 ‘SNL코리아’는 ‘시사풍자’는 사라지고 ‘19금 섹시’만 남은 상황이다.

클라라(이성민/탤런트/모델)
더이상의 풍자는 없었다. 섹시퀸들(가수 아이비, 연기자 클라라)의 격돌에 ‘토요일 밤’은 더 뜨거워졌지만, 그게 전부였다.
클라라(이성민/탤런트/모델) 더이상의 풍자는 없었다. 섹시퀸들(가수 아이비, 연기자 클라라)의 격돌에 ‘토요일 밤’은 더 뜨거워졌지만, 그게 전부였다.

방송가에선 말들이 많다. ‘SNL코리아’의 ‘글로벌 텔레토비’의 결방, ‘위켄드 업데이트’의 축소, 제작발표회 식의 ‘치맥토크’까지 진행했던 ‘최일구의 끝장토론’의 방송 잠정연기를 두고 “모기업 검찰수사에 대한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물론 ‘SNL코리아’ 측은 ‘글로벌 텔레토비’의 결방에는 “대선 이후 비판보다는 격려 문화의 분위기가 조성돼 글로벌 뉴스로 화제를 돌렸다”며 “그렇다 보니 이슈가 많지 않아 소재 고갈과 재미의 한계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편성이 확정됐던 ‘최일구의 끝장토론’에 대해서도 tvN 측은 “내부사정으로 끝장토론의 방송 론칭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언제까지 연기하게 될 지 그 시점은 아직 모른다”고 입장을 전했지만, 현상황을 두고 방송가에선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재벌방송의 한계’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부담과 눈치보기로 해석되는 ‘시사풍자의 자체축소‘에 시청자들의 볼멘 소리는 높다. 제작진 역시 현재의 상황에 아쉬움이 적지 않다.

‘SNL코리아’를 기획한 안상휘 CP는 “기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이니 정치적 문제에 휘말리거나 논란에 서고 싶진 않은데 본의 아니게 그 같은 방향으로 간 것 같다“고 그간의 분위기를 설명하며 “(현재의 상황에는) 아쉬움이 있다. 시청자들도 점점 시사풍자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지는 것 같다. 하지만 ‘SNL코리아’에선 19금, 섹시 콘셉트와 함께 시사풍자 역시 기본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방향이다. 이런 회도 있고, 저런 회도 있다고 생각하고 기다려준다면 다시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hee@heraldcorp.com

아이비(박은혜/가수/뮤지컬배우)
더이상의 풍자는 없었다. 섹시퀸들(가수 아이비, 연기자 클라라)의 격돌에 ‘토요일 밤’은 더 뜨거워졌지만, 그게 전부였다.
아이비(박은혜/가수/뮤지컬배우) 더이상의 풍자는 없었다. 섹시퀸들(가수 아이비, 연기자 클라라)의 격돌에 ‘토요일 밤’은 더 뜨거워졌지만,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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