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니 물어” “그걸 아는 놈이 고뤠?” “~스므니다”를 비롯해 시간을 거스르면 지하철 2호선을 줄줄이 외우는 수다맨(강성범)이 있었고, ‘밤바야’를 외치는 사바나의 촌장(심현섭)도 있었다. 신선한 캐릭터와 유행어를 만드는 ‘히트상품 제조기’였고, 왕따 파문에 휩싸인 걸그룹(‘용감한 형제들’)부터 무사안일주의에 젖은 국회의원(‘사마귀 유치원’), 성희롱 파문의 윤창중 전 대변인과 아베 총리(‘오성과 한음’)까지 개그 소재에 올려 놓은 ‘풍자 코미디’였다. 소통부재의 가족(‘대화가 필요해’), 외모지상주의(‘사마귀 유치원’)를 이야기한 ‘공감형 무대’였던 ‘개그콘서트(KBS2, 개콘)’가 어느 새 14년차가 됐다. 일요일 안방에서도 벌써 700번(2013년 6월9일)째가 방영된다.
‘개콘‘이 첫선을 보인 지난 1999년(9월 4일 ‘개그콘서트-토요일 밤의 열기’로 정규 편성)은 예능의 판도가 ‘집단 버라이어티’ 시대로 접어들며 ‘콩트 코미디’라는 장르의 입지가 좁아졌던 때였다. ‘개콘’은 이때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밤(MBC)’이라는 버라이어티가 등장하며 콩트와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상황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개콘’이 등장했다”면서 “경쟁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형태였고, 라이브로 관객의 호응을 담는 공개 코미디가 새롭게 시작됐다”고 ‘개콘’의 시작을 설명했다.
이후 타방송사에서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등장했지만, ‘개콘’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론 ‘개콘’은 “현재 개그맨들이 무대 개그로서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프로(정덕현)”가 됐다.
‘개콘의 저력’은 서수민 CP의 한 마디로 요약된다. “개그는 달밤에 영감을 받아서 짜는 장르가 아니다. 단체호흡에서 나오는 것(‘콘텐츠로 세상을 지배하라’)”이라는 것. 촘촘하게 구축된 시스템 안에서 이뤄지는 협업이 지금의 ‘개콘’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정 평론가는 “개콘을 버티게 한 원동력”은 이 같은 “안정적인 시스템”이라는 데에 공감했다. 기수제로 돌아가는 공채 코미디언 선후배는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공유해 함께 코너를 만들어 나간다. “새로운 아이디어맨들이 선배와 만났을 때 시너지가 크다(개그맨 김준호)”는 것이다. 여기에서 신인들을 키워내는 ‘개그 양성소’의 역할을 하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기도 해야 하는 ‘개그 경연장’이 구축되기도 한다.
“버텼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의미”이나, ‘개콘’의 도약은 멈추지 않는다. ‘치열한 경합장’은 다시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 701회부턴 새 코너들이 진격을 앞두고 있다. 1000회를 향한 끝없는 질주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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