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빨라진 여름, 길어진 겨울이 유통가 달력도 바꿔놓고 있다. 날씨에 맞춰 시즌 상품을 데뷔시키고, 할인 행사 등을 진행했던 유통업체들이 여름 준비를 더 앞당기고 있다.
백화점들이 주로 휴가철 직전에 진행했던 선글라스ㆍ샌들 행사는 한 달 가량 앞당겨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일부터 오는 9일까지 본점에서 ‘샌들ㆍ선글라스 대전’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전국 13개 점포에서 ‘쿨 썸머 선글라스 페어’를 열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9일까지 강남점에서 여름 슈즈를 7만~8만원에 선보이는 행사와 더불어 선글라스도 특가 판매한다.
에어컨 행사도 예년보다 빨라졌다. 롯데백화점은 올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망에 맞춰 보통 6월 중순이나 하순부터 시작했던 에어컨 행사를 이달 초순이나 중순께로 앞당겨 진행할 계획이다. 에어컨은 이미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0% 신장할 정도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행사 물량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릴 예정이다.
여름 대비가 빨라지면서 역발상 마케팅 등장 시점도 앞당겨졌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해외 유명 모피&가죽 페어’를 열었다. 모피 행사는 7월이나 8월 등 여름 더위가 한창일 때 진행하는게 보통이었다. 행사에서 지난해 겨울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고가의 모피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되면서, 여름철 대표 행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올해는 여름이 빨라지면서 한여름에 진행됐던 모피행사도 일찍부터 시작됐다. 현대 신촌점에서는 지난 2일까지 모피 행사와 샌들ㆍ선글라스 행사를 한 자리에서 진행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여름 상품의 데뷔 시점도 빨라졌다.
롯데마트에서는 수영복이 지난해 5월부터 행사장에 나왔으나 올해는 지난 4월부터 수영복 행사장을 꾸렸다. 대표적인 여름 간식인 팥빙수도 보통 4월 말에 매장에 그 재료가 진열됐지만 올해는 지난 4월 중순부터 매장에 나왔다. 보통 바캉스 시즌에 많이 팔리는 슬리퍼나 아쿠아슈즈 진열도 지난해보다 2주 정도 앞당겨져, 지난달 초부터 매대가 차려졌다.
백선주 롯데마트 과자담당 상품기획자(MD)는 “올해 여름이 유난히 무덥고 길다는 예보가 전해지면서 일찍부터 팥빙수 관련 상품 진열을 시작했다”라며 “팥빙수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많아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나 신장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즌 매장 운영 기간도 여름, 겨울 상품을 중심으로 길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중순께부터 문을 여는 수영복 시즌 매장을 날씨를 봐 가며 기간을 조절할 예정이다. 수영복 시즌 매장은 보통 8월 초까지 운영하지만, 무더위가 지속되고 느지막히 휴가를 떠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 더 늦게까지 매장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여름 상품이 6월에 집중되는 것 처럼, 겨울 상품은 11월에 대거 행사에 들어간다. 최근 매출 트렌드를 살펴보면 계절이 시작되기 직전에 해당 계절의 제품 구매가 집중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11월에 전년대비 매출이 23.4%가 신장할 정도로 겨울 상품 매출이 좋았다. 봄 상품 매출은 보통 4월에 많이 일어난다. 롯데백화점은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여름 상품은 6월에 수요가 높을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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