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터고’에 목 맨 기업들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으로 흥행감독의 입지를 굳힌 김용화 감독의 신작 ‘미스터고’가 지난 17일 개봉한 이후,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다. ‘미스터고’의 활약에는 영화인들이나 문화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돼있다.

미스터고’의 흥행을 기대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두산. 이 영화는 중국 서커스단에서 공연하던 고릴라 ‘링링’과 소녀 단장인 웨이웨이가 한국 야구팀으로 와서 엄청난 활약을 한다는 내용으로, ‘링링’의 소속팀이 두산 베어스다. 주 무대는 잠실구장이고, ‘링링’이 입는 유니폼에는 두산중공업 로고까지 나온다.

오리온도 대표적인 ‘미스터고’ 기대 기업. 오리온의 미디어 사업부문인 쇼박스 미디어플렉스에서 이 영화를 제작, 배급했다. ‘미스터고’ 영화 속 구장의 펜스에는 오리온의 과자 제품 광고가 거의 매 장면마다 나온다. 오리온은 자사의 영양에너지바인 ‘닥터유 에너지바’ 포장에 ‘미스터고’ 사진을 새겨넣고, 이달 초부터 야구장을 찾은 이들을 상대로 에너지바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미스터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는 ‘미스터고’ 제작 단계부터 참여해 적극적인 PPL을 했다. 극중에서 미스터피자 브랜드가 수십차례 노출되기도 한다. MPK는 ‘미스터고’의 흥행이 미스터피자의 중국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스터고’는 중국 소녀 배우(서교)가 출연하고, 중국 5000여개의 상영관에서 동시 상영되면서 중국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스터고’가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다면 자연히 미스터피자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질터다. 중국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MPK입장에서는 이만한 호재가 없다.

영화 한 편에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은 ‘문화의 힘’을 입증하는 증표로 보인다. 1994년에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이 벌어들인 돈이 중형 자동차 150만대 수출로 얻는 효과와 맞먹는다는 등의 말이 전해질 때만 해도 ‘문화강국’이란 말은 그야말로 ‘남의 일’이었다. 그러나 드라마 ‘가을동화’를 시작으로 한류 콘텐츠들이 ‘터지면서’ 아시아의 문화 중심에 한국이 서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됐다.

기업들도 문화의 힘을 봤다. 정확히 말하자면 문화가 돈이 되고,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봤다. 아시아의 한류 팬들은 롯데면세점이 여는 한류스타 콘서트 티켓 경품을 받기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평일 낮에도 소공동과 코엑스 등의 면세점에는 한류 팬들이 가득해 매장을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다.

최근에는 한류시장을 겨냥한 드라마들이 시원찮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한류 거품론’도 나오고 있다. ‘미스터고’가 시원한 홈런 한 방처럼 한류 거품에 대한 우려를 호쾌하게 날려주길 기대해본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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