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세제 등 생활용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대용량, 실속형이 잘 나갈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생활용품 분야에도 디자인 바람이 거세다. 디자인을 특화시킨 생활용품은 대형마트 프로모션이나 별다른 홍보 없이도 높은 매출 실적을 기록해, 업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디자인이 독특한 상품들은 매대에 놓여진 모습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면서 저절로 손이 가게 한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의 ‘한ㆍ입 반만 쓰는 액체세제’는 투명한 용기에 감각적인 물방울 모양 디자인으로 대형마트 등에서 단박에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투명한 용기에 4가지 다양한 색으로 채워진 내용물은 세제 자체를 하나의 커다란 물방울처럼 보이게 한다.
이 제품은 내용물도 투명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LG생건은 “투명한 액체세제 제품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며 “투명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식물계 세정성분만을 썼고, 고급 원료를 사용했다”라고 전했다.
투명한 용기는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와 더불어 실용적이기도 하다. 세제 잔량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출시 2개월여만에 30만개가 넘게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LG생건이 수입 판매하는 미국의 ‘메소드 핸드워시’도 디자인으로 먼저 유명해진 제품이다. 이 제품은 필립 스탁, 아릭 레비와 함께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히는 카림 라시드의 작품이다. 용기 디자인은 ‘한ㆍ입 반만 쓰는 액체세제’와 비슷한 눈물방울 디자인이다. 10여명의 조향사들이 공들여 고른 향에 따라 내용물의 색도 각기 다르다.
‘메소드 핸드워시’는 지난해 5월 처음 국내에 선보인 이후, 별다른 광고 없이도 입소문만으로 월 평균 매출이 지난해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LG생건 관계자는 “젊은 아기 엄마들이 돌잔치 답례품으로 ‘메소드 핸드워시’를 돌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최근 문의전화가 하루에 100여통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라고 전했다.
애경이 2010년 출시한 주방세제 ‘순샘 버블’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디자인을 특화한 제품이다. 애경 관계자는 “주방세제도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수 있다는 콘셉트로 기획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 역시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작품으로, 출시 이후 각종 디자인상을 석권했다. 2010년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DEA 디자인 어워드, IF디자인상을 연달아 받으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라 불리는 권위있는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이후 펜타어워즈와 굿디자인상도 받았다.
‘순샘 버블’은 깔끔한 디자인 외에도 바로 거품이 나온다는 편의성이 강점이다. 주방세제는 가격이나 프로모션 등에 따라 구매가 결정되는 대표적인 저관여 상품이어서 매출 성장세가 급격한 상품이 드물다. 그러나 ‘순샘 버블’은 지난해에도 꾸준히 두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LG생건 관계자는 “생활용품에 디자인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지만, 분명 세련된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손이 가게 하는 힘이 있다”라며 “특히 젊은 소비자 중심으로 ‘세탁실 분위기를 환하게 하고 싶다’는 등 인테리어 효과까지 생각하는 수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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