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해림후코이단 대표

미역으로 암을 이겨낸 중소기업 대표가 미역귀에서 뽑은 후코이단을 식품으로 선보여 화제다.

이정식(73·사진) 해림후코이단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미역귀에서 뽑아낸 후코이단을 이용해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후코이단은 미역ㆍ다시마 등 갈조류에서 추출하는 다당류 물질이다. 국내에서는 낯선 명칭이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암을 이겨내는 물질’로 알려지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1913년 스웨덴 웁살랄대의 키릴 교수팀이 발견한 이후 후코이단이 암세포를 자살하게끔 하는 아포토시스 기작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가 다양한 논문을 통해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후코이단 생산으로 관심을 돌린 것은 사업가로서의 판단과 개인 신변의 변화가 함께 찾아오면서 시작됐다. 1977년 미역 가공업체인 해림상사를 창업해 일본에 미역을 수출하는 일을 하던 그는 2000년대 초반 중국산 저가 미역 등으로 인해 시장이 교란되자 고부가가치 산업을 찾으면서 후코이단 생산으로 눈길을 돌렸다.

“미역귀는 본래 버리는 부위였는데, 일본 업체들이 우리 미역귀를 가져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알아보니 후코이단 추출을 위해서라는 겁니다. 미역귀가 후코이단의 보고(寶庫)거든요. ‘버려지는 자원에서 고부가가치를 찾는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다’ 싶어서 사업을 결심했습니다.”

사업을 한창 진행하던 2007년께 전립선암이라는 병마가 찾아왔다. 암이라면 하던 사업도 접고 투병에만 전념해야 할 것 같은데, 그는 정면돌파를 결심했다.

“사업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내가 항암물질 후코이단을 만드는 사람인데 먼저 암을 이겨야 하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 기회에 후코이단의 효능을 직접 보여주자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는 수술 후 철저한 식이요법과 수영 등 운동을 병행하면서 사업도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현재까지도 토마토ㆍ당근 등 신선한 야채 위주의 식단을 고집하고 있다. 끼니마다 김ㆍ미역 등 해조류는 빠지지 않는다. 후코이단도 수시로 섭취하고 있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병원에서 “축하한다”는 덕담을 들을 정도로 암을 깨끗하게 이겨냈다.

이후 사업에 매진해 현재 연매출 20억원 상당의 성과를 이뤘다. 일본은 후코이단 개발 사업이 한국보다 일찍 시작돼, 일본의 다카라바이오나 리켄비타민 같은 대형 바이오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초조해하지 않는다. “항암 효과의 핵심은 황산기입니다. 일본 기업들이 뽑아내는 후코이단보다 우리가 완도 미역귀에서 추출하는 후코이단이 황산기가 더 높아요. 품질의 차이가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면 시장 확대도 요원한 길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해림후코이단은 다음달까지 2~3개의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마케팅에도 한층 힘을 쏟을 계획이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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