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여러 차례 지적되어 온 현역 군(軍) 간부들의 심각한 음주운전 행태가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은 군 간부들이 매년 저지른 범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런 음주운전 사례는 줄어들긴커녕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였다.
16일 육군ㆍ공군ㆍ해군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육군 장교가 저지른 전체 범죄 243건 중 절반인 120건이 음주운전이었다. 준ㆍ부사관 역시 지난해 전체 범죄 562건 중 250건이 음주운전 범죄였다. 육군의 이런 음주운전 건수는 2010년 장교가 89건, 준ㆍ부사관이 188건이었던 데 비해 각각 34%, 32% 증가한 수치다.
공군의 경우 지난해 장교의 범죄 28건 중 11건, 준ㆍ부사관의 범죄 81건 중 42건이 음주운전을 포함한 교통범죄였다. 해군 역시 지난해 장교, 준ㆍ부사관의 교통범죄가 각각 14건, 80건으로 전체 범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군 간부들의 음주운전은 사망사고로도 이어졌다. 2년전 A(21) 하사는 광주광역시의 한 고가도로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택시와 정면 충돌했다. A 씨는 부상을 입었지만 택시기사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04%로 만취상태였다. 같은 해 7월 전남 신안군에서는 B 중사가 새벽 2시께 부대 회식이 끝난 뒤 동료와 2차로 술을 마셨다. B 씨는 술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았고 차량이 바다에 빠지면서 숨졌다.
군 간부들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적발된 음주운전 범죄에 군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방부가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관할권 확인제도를 통해 군은 2010년부터 2012년 10월까지 3년 남짓 기간에만 180여건의 범죄를 감형했다. 이중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았다 감형을 받은 사례가 절반을 넘었다.
관할권 확인제도는 지휘관들이 군사법원에서 형을 선고받은 부하들의 형을 감형해주는 제도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간부들의 음주운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