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보다 실속 따지는 트렌드 달라진 국내소비자 중국제품 인식 칭타오 맥주·레노버 PC 이어 JNBY등 여성복브랜드도 선전
홀대받던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국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는 질이 낮다는 편견이 깨지는 조짐이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유명세보다 스타일이나 맛, 성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산 제품의 인기는 패션 브랜드, 주류, 노트북 등 일부 품목에 제한돼 있긴 하지만 ‘차이나 브랜드 러쉬(rush)’를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는 경계론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우선 패션 분야에서 중국 브랜드의 성공은 의외다.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명품 브랜드를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1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본점의 중국 여성복 브랜드 ‘마리스프롤그(Marisfrolg)’는 매월 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외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한 여성패션 상품군에서 중상위권에 해당한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마리스프롤그’는 2011년 11월, 급증하는 중국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백화점 처음으로 롯데가 들여온 브랜드다. 중국에선 여성복 매출 순위 5위 안에 든다. 이탈리아ㆍ프랑스ㆍ일본 등에서 수입한 최고급 천연원단을 써서 만드는 걸로 알려져 있다.
롯데는 애초 중국인을 타깃으로 해 입점시켰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됐다. 한국 여성의 취향과 체형을 고려한 디자인을 선보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품질 좋은 중국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안하기 위해 중국에서 손꼽히는 여성복 브랜드 ‘JNBY(Just Naturally Be Yourself)’ 팝업스토어를 열기로 했다. ‘JNBY’는 연매출 2200억원에 달한다. 유럽, 미주 등 전세계 770개 매장이 있으며 국내엔 이태원을 포함해 5개 매장이 있다. 국내 백화점에서 ‘JNBY’를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이 브랜드는 면·마·울 등 100% 천연 소재를 사용하며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지연 롯데백화점 여성패션MD(상품기획자)는 “중국 패션시장은 매년 30% 이상씩 고속성장하고 있고, ‘마리스프롤그’·‘오스리(Orchirly)’ 등의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국의 다양한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 고객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류 시장에서 수입 맥주 브랜드 칭타오(Tsingtao)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관세청 수입통관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칭타오의 수입액은 약 600만 달러로 추정된다. 2010년 403만7000달러 어치 수입되던 게 2011년엔 523만9000달러 어치가 국내에 들어오는 등 해마다 수입량이 늘고 있다.
수입맥주의 각축장이 된 대형마트에서도 칭다오의 인기는 상승 중이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수입맥주 가운데 칭타오 매출 비중은 3.8%, 매출 신장률은 64.6%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칭타오의 매출 신장률이 좋다”며 “마트에선 아사히나 하이네켄 등이 수위를 차지하고 남은 시장을 놓고 다른 수입 맥주 브랜드가 경쟁하는데, 이 중에서 칭타오가 분발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칭타오는 특히 전국적으로 2000~3000개 가량 되는 걸로 추산되는 양꼬치 집에선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맥주다. 2000년 4월 국내에 칭다오를 공식수입하기 시작한 업체인 비어케이의 김우영 마케팅 상무는 “칭타오는 수입맥주의 국내 시장 성장 평균을 웃돌고 있는데 이런 성장엔 양꼬치 집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칭타오는 유럽맥주보다는 덜 자극적이고, 국산 맥주보다는 더 자극적인 맛이 느껴진다는 점이 국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이밖에 중국산 주류ㆍ음료인 백주(증류주)인 마오타이, 세작 브랜드 룽징차 등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물용으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IT분야에서도 선전하는 중국 브랜드가 있다. 2005년 IBM의 PC 부문을 인수해 노트북 사업을 시작한 레노버다. 하이얼 등의 LED TV가 전자제품 양판점에서 초라한 성적을 내며 진열대에서 밀려나는 것과 다르다.
한국레노버는 노트북 브랜드 씽크패드와 아이디어패드에 힘입어 지난 회계연도에서 전년 대비 30% 성장을 달성했다. 씽크패드는 기업용, 아이디어패드는 소비자용 노트북 브랜드로 분류된다. 특히 아이디어패드 인기로 소비자용 PC분야에서는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77% 성장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PC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서도 국내에서 레노버 노트북 인기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씽크패드와 아이디어패드가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높게 평가받는 부분은 키보드다. 한국레노버 소비자 조사에서도 키보드 타이핑을 할 때 다른 제품보다 터치감이 우수하다는 반응이었다.
한국레노버가 최근 선보인 ‘4 in 1’ PC ‘요가11S’도 국내 시장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2만5000번의 테스트를 거친 듀얼 힌지 기술을 바탕으로 화면을 360도 돌려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도 4 in 1 PC 아티브 Q를 선보였지만 레노버의 요가11S가 먼저 발표됐다.
홍성원ㆍ도현정ㆍ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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