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정부가 경색된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6조4000억원을 긴급 투입한다.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세제 지원과 회사채 발행 관련 제도도 개선된다.
금융위원회는 8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은행이 회사채를 인수해 기업의 상환리스크를 줄여주고, 산은은 인수한 회사채를 담보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를 발행해 금융투자업계, 채권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지난 2001년 도입됐던 회사채 신속인수제의 부활이다.
재원은 기획재정부와 정책금융공사에서 각각 3500억원, 신보에서 1500억원을 지원해 총 8500억원이 투입된다. 한국은행은 정책금융공사의 신보 출연에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한다. 이를 통해 6조4000억원 정도의 보증이 가능하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지원 대상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일정 신용등급 이하의 기업이다. 지원 기업은 채권은행 등으로 구성된 ‘차환발행심사위원회’에서 선정된다. 대부분이 건설, 해운, 조선 등 취약업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이 회사채 만기 도래분의 20%를 우선 상환하고 나머지 80%는 산은이 모두 인수한다. 산은은 이 회사채를 금융투자업계(10%), 채권은행(30%), 신보(60%) 등에 매각한다. 금투업계는 이를 위해 3200억원 수준의 ‘회사채 안정화 펀드’를 조성한다.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중 A급 이하 회사채는 10조원이고, 이중 취약업종의 회사채가 4조7000억원이다.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세제 지원 방안도 나왔다.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채를 30% 이상 편입한 회사채 펀드의 배당 소득세에 대해 ‘분리 과세’ 혜택을 준다. 지난해 5월 도입된 적격기관투자가(QIB) 제도 활성화를 위해 발행자 및 투자자 요건도 완화된다.
회사채 펀드 활성화를 위해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 일정 요건을 갖춘 회사채에 대해서는 기간 경과에 관계없이 관계 회사가 인수한 증권의 펀드 편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일반 기업의 원활한 유동화 증권(ABS) 발행을 위해 자산 유동화법 개정을 통해 발행 자격을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회사채 시장 인프라 개선을 위해 신용평가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신용평가 모범 규준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부도회사의 부도 직전 신용 등급 공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수요 예측 제도 보완을 통해 회사채 수요 기반을 확대하고 증권사의 인수 리스크를 높이기로 했다. 형식적으로 운용되는 사채관리회사에 대한 실태 점검 및 커버넌트(발행회사가 채권자 보호를 위해 준수해야하는 계약사항) 제도의 내실화도 추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