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공기업이란 허울 안에서 직업윤리와 사명감을 망각한 채 거리낌 없이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는 등 비리를 저질러온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에게 대법원이 잇따라 중형을 선고하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는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계측제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협력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된 허모(56)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허 씨는 계측제어팀장 재직 시절인 2009∼2012년 총 7개 협력업체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1억79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지난 달 13일에는 고리원자력본부 제2발전소 기계팀장 김모(50) 씨가 같은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원심과 같이 징역 8년에 벌금 1억2000만원, 추징금 4억24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자신의 팀에서 발주하는 각종 입찰이나 구매, 납품된 장비의 성능검사 등 업무를 총괄하면서 납품 계약상 편의를 봐 주거나 이를 약속하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모두 3억74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허 씨와 김 씨는 2심 판결 후 공무원이 아니므로 뇌물수수죄를 적용해선 안된다고 항변했으나 대법 재판부는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 임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뇌물죄를 저질렀을 경우 공무원이 뇌물을 받은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배임수재 대신 뇌물죄가 적용돼 형량이 대폭 높아진 것이다.

한편 원전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은 이미 구속한 이 회사 송모 부장의 자택에서 6억원 돈다발을 압수하고, 7일에는 협력업체로부터 1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을 구속하는 등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