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조선시대 저자거리에 ‘목우촌(농협 축산브랜드)’이라는 한우집이 떡하니 등장(‘장옥정,사랑에 살다’)하고, 실의에 빠져있던 남자주인공은 화사한 아웃도어를 입고 갑자기 등산(‘남자가 사랑할 때’)을 떠났다.
최근 종영한 두 편의 드라마에서 비쳐진 노골적인 간접광고(PPL)다. 각 방송이 전파를 타자마자 해당 PPL은 내내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카페, 이탈리안 레스토랑, 자동차를 비롯해 입고, 쓰고, 먹고, 마실 수 있는 모든 상품들이 안방을 침범했다. 홈쇼핑을 방불케하는 수준에 다다른 TV 프로그램 속 간접광고는 도를 넘어서 ‘시청권 훼손’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연합체인 한국방송협회는 이에 지난달 28일 TV프로그램 속 간접광고의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연구반을 발족했다.
2010년 1월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허용되며 홍수를 이뤘지만 그간 표현 수위에 관한 명확한 규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제작 현장에서는 혼란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간접광고의 수위가 지나치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쏟아졌다. 징계건수도 나날이 늘었다. 이에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 기준을 세우고자 뜻을 모았다.
한국방송협회는 지상파방송사, 학계, 광고주, 광고대행사, 미디어렙, 시민단체, 정부 및 유관기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17인의 연구반을 구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이 연구반은 향후 간접광고에 대한 방송사의 자율적인 규제 기준을 제시,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방송광고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의 간접광고 규제현황을 살펴보면 특정 유해상품과 의약품 등에 대한 광고품목의 금지 원칙 및 매체의 편집 자율성이나 독립성 불가침 원칙 등 큰 개념의 규제 원칙이 있으나, 프로그램의 내용과 밀접히 맞물려 진행되는 간접광고의 특성 상 대부분 방송사가 정하는 자율적 세부 기준에 따라 규제되고 있다”며, “이번에 마련할 가이드라인은 방송사 외에도 학계, 업계, 시민단체, 정부 및 유관기관까지 공동으로 참여해 추진하는 것이므로 해외의 사례보다 더욱 객관성과 균형성을 갖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연구반의 위원장인 문철수 교수(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는 “이번 연구반의 활동으로 간접광고의 모호한 규제조항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와 해석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작현장에서 모호함 없이 명확하게 이해되고 적용될 수 있는 세세한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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