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오찬 앞둔 재계…주요 대기업 ‘3인 3색 역할론’
경제민주화→경제살리기 전환기 첫 회동 총수들 위해 ‘3분 스피치’ 마련 등 주목 재계, 朴 대통령 ‘획기적 시그널’ 기대감
재계의 시선이 온통 청와대로 쏠리고 있다. 28일 박근혜 대통령과 10대 그룹 회장들과의 오찬이 코앞이어서다.
박 대통령과 주요 그룹 회장들의 만남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날 만남은 상징성이 커 보인다. 경제민주화 압박 속에서 기업이 힘들다고 아우성치자 정부와 청와대는 경제살리기 쪽으로 치중하겠다고 했고, 뭔가 반전될 분위기가 형성된 이후의 첫 번째 회동이기 때문이다. 이에 ‘경제민주화→경제살리기’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박 대통령의 획기적인 ‘시그널’을 바라는 시각도 많다.
실제 재계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터닝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청와대가 마련한 자리의 성격이고, 우리도 당연히 그렇게 여기고 있다”며 “청와대와 기업이 합심과 단합은 아니더라도 (경제살리기) 공감대가 형성되면 (경제민주화 등) 입법 상황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청와대가 총수들을 위해 ‘3분 스피치’를 마련한 것에 주목한다. 박 대통령이 ‘경청’을 하려는 의중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을 옥죄는 각종 입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룹 수장들에게 직접 어려움을 듣겠다는 것으로, 기업의 편에 서지는 않더라도 경영 애로를 직접 파악하겠다는 뜻은 분명히 내포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기업 총수들의 발언 내용이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룹 총수들이 사전 협의를 하지는 않겠지만, 회장들의 발언에선 ‘3색(色) 역할 분담’이 자연스럽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주로 큰 그림을 얘기하는 것이 관례지만, 현재 기업 사활이 걸린 메가톤급 현안이 많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법안에 대한 얘기가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청와대 만남의 무게감은 커졌다. 애초 건강을 이유로 참석이 불투명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찬 참석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주치의가 무리하지 말 것을 권유했지만 “대통령 행사에 빠질 수 없다”며 동참 의지를 강하게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출근, 청와대회동과 관련한 이슈를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현재의 기업 경영 환경이 어렵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진력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역시 예정된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고 할 것으로 전해졌다.
GS그룹 회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나 두산그룹 회장으로 자리하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역시 같은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법 개정안’의 여파가 워낙 크고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허 회장은 이와 관련한 입법 상황에 대한 재계의 뜻을, 통상임금 문제로 중소기업까지 위기감이 짙은 현실에서 박 회장은 이에 대한 회원사의 공통 의견을 우회적으로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굵직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기에 그 역할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주요 그룹 총수들이 ‘투자와 고용’ ‘상법 개정안’ ‘통상임금’ 등 3개의 테두리 안에서 조심스럽지만 진솔한 의견을 대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물론 이번에도 총론적인 대화만 오갈 것이라는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10대 그룹 임원은 “대개 대통령과의 만남에선 법안 하나를 갖고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법은 없었다”며 “다만 최근의 거세고도 공격적인 입법 환경에 대한 방향과 그것에 대한 우려는 언급되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김영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