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등 국내상황 타개 일환

현대자동차가 최근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멕시코에 현지 판매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프랑스, 독일 판매법인 설립 등을 시작으로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글로벌 판매 거점 확보 전략의 일환이다. 평소 “해외 시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해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16일 국내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초를 목표로 멕시코 현지에 판매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국경을 접한 멕시코는 북미와 가까우면서도 중남미의 라틴아메리카 계열이라는 독특한 성격의 시장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6%나 자동차 판매가 증가했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2008년 상반기 51만4304대 자동차 판매를 기록한 멕시코는 당시 미국발 경제위기로 이듬해 판매(35만6289대)가 급감했으나 이후 꾸준히 회복, 올해 상반기 50만1987대를 달성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멕시코 시장에서 크라이슬러 판매망( ‘닷지’)을 통해 ‘엑센트’ ‘아토스’ ‘스타렉스’ 등을 팔아왔으나, 판매량 자체가 많지 않았다. 현지 판매법인이 출범할 경우 현대차는 판매 강화에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기존 체제에 비해 중장기 판매 및 마케팅 전략 수립이 수월해지고, 고객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까지 높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멕시코자동차협회(AMIA) 기준으로 멕시코 자동차 시장에선 닛산이 전년 동기 대비 29.5% 늘어난 12만6900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GM이 9.2% 증가한 9만4455대를, 폴크스바겐이 43.7% 성장한 7만3401대를 판매했다. 이어 크라이슬러(전년 대비 증감률 -2%), 포드(4.4%), 혼다(7.9%), 도요타(31.9%), 마쓰다(15.5%), 세아트(27.5%), 르노(5.6%) 등의 순으로 판매가 많았다.

현재 현대차는 1985년 미국 판매법인(HMA)을 시작으로 전 세계 17곳에 해외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주로 유럽에 판매법인이 몰려 있으며 인도 호주 브라질 등에도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꾸준히 해외 판매법인을 늘려 오던 현대차는 2009년 스페인 판매법인 설립 이후 해외 시장 진출이 주춤했으나, 지난해 프랑스와 독일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등 다시 해외 거점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현대차가 해외 판매에 보다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동남아와 아프리카 시장 공략도 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