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바탕 약자배려 등 화합 장점…‘엄마 리더십’ 으로 유로존 위기돌파 국민들 전폭 지지
‘엄마 리더십’이 다시 독일을 품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독일이 메르켈 3기를 맞게 됐다. 가정과 아이를 지켜내듯 유로존 재정위기를 무난히 뛰어넘은 엄마 리더십이 그의 3선 성공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메르켈 총리는 3선이 확정되면 2017년까지 12년간 총리를 지내게 된다. 11년간 영국 총리를 지냈던 마거릿 대처를 뛰어넘는 최장수 유럽 여성 총리 자리를 예약했다.
1954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난 메르켈은 열세 살 때부터 일찌감치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활하기 시작했다. 자신감 있고 차분하며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지만, 서독 내각 구성원들의 이름을 줄줄이 꿸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라이프치히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1989년 동독 민주화운동 단체인 민주변혁에 가입하면서 과학자 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정치적 양부’로 불리는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1991년 여성ㆍ청소년부 장관을 시작으로 기민당 부당수, 환경부 장관 등 정치인으로서 승승장구한다. 그리고 2005년 동독 출신 여성 정치인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정치 입문 15년 만에 독일 총리에 올랐다. 통일독일의 첫 동독 출신 총리, 독일 역사상 첫 여성 총리 등 수많은 최초ㆍ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며 독일의 정치사를 새로 썼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각국 최초의 여성 국가지도자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메르켈은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비교되곤 한다. 또 둘 다 끈기와 결단력으로 권력 쟁취에 성공한 우파 여성 정치인으로 남성보다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점도 닮았다. 그러나 대처 전 총리가 비타협 강경 노선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면, 메르켈 총리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화합형 지도자라는 평을 받는다.
메르켈은 또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단계를 밟아가는 신중하고 실용적인 지도자로 꼽힌다. 그의 이 같은 리더십은 2011년 하반기 불거진 그리스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연정 내 불협화음을 잠재우면서 긴축 중심의 위기 극복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주변국의 구제금융 기금 분담액 증액 요구를 효과적으로 방어함으로써 독일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유럽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독일은 유럽연합(EU)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때문에 메르켈 총리가 EU의 비공식 회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갈수록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의 앞날이 메르켈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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