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거지목사’의 두 얼굴을 폭로한 ‘그것이 알고 싶다’가 또 한 번 대중의 공분을 끌어내며 사회고발프로그램의 저력을 발휘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지난 14일 방송분에서는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장애인 시설 ‘실로암 연못의 집’을 운영하는 한 모씨의 이중생활을 폭로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 포털사이트는 물론 해당 시설을 관할하는 홍천군청 홈페이지로 항의글이 빗발쳤고, 홍천군청 측은 사과글과 함께 시설에 대한 조치내용을 담은 글을 올리며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이날 방송을 통해 폭로된 한 씨는 과거 가락시장에서 불편한 다리로 구걸해오다 목사로 제2의 인생을 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화제의 주인공이다. 덕분에 붙여진 별칭도 ‘거지목사’. “세상을 향한 원망을 신앙으로 극복했다”는 그는 자서전을 출간하는 것은 물론 이후 수많은 매체와 인터뷰도 진행하며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돌보는 데에 평생을 살겠다고 해 존경받아온 인물이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을 동생으로 둔 한 여성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제작진을 찾아 거지목사의 이중생활을 제보했다.
장애인들의 수급비와 후원금을 빼돌리는 것은 기본이었고, 사문서까지 위조해 사망한 지체장애 1급 장애인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그 돈은 거지목사의 호화로운 생활 유지비로 돌아갔다. 대부분은 유흥비로 탕진했고, 피부과에서 미백치료를 받는가 하면 보톡스도 맞곤 했다.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고가의 안경을 구입하기도 했다. 거지목사는 밤만 되면 ‘유흥가의 큰 손’으로 돌변했다. 빚도 상당했다. 무려 9000만원, 이는 사망한 장애인의 가족에게 남겨진 몫이었다.
거지목사의 파란만장한 10년간의 이중생활이 전파를 타자 ‘분노한 넷심’은 해당 시설 관할 구역인 홍천군청 공식홈페이지로 향했고, 방송 하루 만에 홍천군청 측은 행정조치 계획을 담은 글을 올리며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홍천군청 측은 15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관내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장애인 복지시설 관리책임자로서 본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데 대해 군민과 장애인 가족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를 드린다”는 사과글과 함께 홍천군 차원의 조치 내용을 덧붙였다.
“실로암 연못의 집에 대한 문제점 인지 후, 시설입소 장애인 전원을 지난 13일 관내 정부지원 장애인 생활시설로 분리보호 조치한 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며 “개인별 복지욕구 조사를 진행한 후 희망에 따라 전원 배치(병원 등)하거나 가족에게 인계하고, 시설에 대해서는 폐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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