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센카쿠 국유화 1년…‘EEZ 포괄법’ 제정 등 긴장감 고조
中폭격기 제1열도선 넘어 비행 무인기도 센카쿠 부근 띄워 日 항공자위대도 긴급발진 팽팽
중국, 日제품 사용기피 일본은 생산기지 이전 등 맞불 베이징 외교가, 사태 장기화 전망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11일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 1년을 맞아 중·일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항공기를 투입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일본도 특별경계령과 함께 ‘배타적경제수역(EEZ) 포괄법’ 제정에 착수, 중국에 대항하는 기세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의 일본 제품 사용이 줄어들고 일본 기업의 ‘탈중국’ 경향도 더욱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장국면 고조=최근 중국은 센카쿠 인근에 폭격기와 무인기를 잇달아 띄우는 등 사실상의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9일 오전 중국 국적으로 보이는 무인기가 센카쿠열도 북동쪽 200㎞ 지점에서 수시간 동안 비행하자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 이후 무인기는 중국 대륙 방향으로 돌아갔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오후 “중국군이 최근 동중국해 해역에서 정례훈련을 벌였다”면서 무인 비행기가 중국군 소속임을 밝혔다.
앞서 8일 오전에는 중국군 H6 폭격기 2대가 오키나와(沖繩) 본섬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를 통과,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왕복 비행했다. 중국군 폭격기가 중국의 대미 군사 방어선인 제1열도선(규슈~오키나와~대만)을 넘어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긴장하면서 경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9일 기자회견에서 “11일은 정부가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날이 하나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해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본 방위성은 10일 특별경계령을 내려 센카쿠와 일본 열도 주변 영역의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EEZ 개발과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EEZ 포괄법’을 제정키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이는 ‘해양강국’ 건설에 나선 중국에 대항해 일본 정부 주도로 해양권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국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이르면 내년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10일 베이징 외교가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구호를 걸고 출범한 시진핑 체제와 우파 성향의 아베 정권이 공존하는 한 양국이 해결책을 도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사태의 장기화를 점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억지력 덕분에 무력충돌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日제품 사용 기피, 탈중국 바람도 거세=10일 산케이신문은 일본 무역진흥기구가 센카쿠열도 국유화 1년을 맞아 중국 주요 도시에 사는 1200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중국 소비자의 약 70%가 일본 제품 구매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소비자는 센카쿠열도 분쟁이 일본 제품 사용 기피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23.5%가 ‘매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고, 46.9%는 ‘다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영향을 주는 이유로 42.2%는 ‘일본이 싫기 때문’이고, 50.5%는 ‘애국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일 관계 악화가 겹치면서 생산기지를 비용이 낮은 동남아시아로 이관하는 일본 기업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6월 일본 기업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하락한 반면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는 거의 배로 증가, 생산거점 이전이 뚜렷해지는 추세였다. 또한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일본 기업의 응답은 올 1월 시점보다 17.6포인트 하락은 했지만 52.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