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삶의 의욕이 강할 때와 약해졌을 때를 둘 다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같은 상황이라도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잘 알 것이다.
MBC 수목극 ‘투윅스’는 삶에 대한 꿈도 희망도 애착도 없는 장태산(이준기 분)이라는 남자가 2명을 살인한 누명을 쓰면서 2주 동안 도망다니는 이야기다. 한 회가 도망다닌 하루 24시간의 내용으로 드라마 내용을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는 자신에게 백혈병에 걸린 8살 딸 수진(이채미 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세상과 인생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의 존재를 확인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와 목표가 확실해졌다. 건강하게 살아 있어야 죽어가는 딸에게 골수를 이식해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기는 도망다니면서 촬영한 쫓고 쫓기는 추격신만으로도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짐차에 매달리고, 물에 빠져 죽을 뻔하고, 소양호에서 보트를 전속력으로 몰고 도망가며, 야산에서 땅을 파고 숨어 있기도 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 때 이상으로 몸고생을 시키는 누아르다.
몸만 고생하는 게 아니라 도망다니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스스로 성장하고 치유받는 휴먼드라마다. 각박한 삶 속에서도 삶의 희망이 살아난다. 장태산은 도망다니면서 만난 서민들이 자신을 숨겨준다는 사실에 감동한다. 출산이 급박한 임산부를 도와주며 ‘아버지 되기’의 어려움을 간접 체험한다. 도움을 준 임산부는 오히려 자신에게 보답을 하는 게 아닌가. 장태산은 사람과 사회를 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 드라마는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알려준다. 이 부분이 액션신과 추격전에 스릴과 긴장감을 부여해 주며 시청자를 드라마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다.
장태산에게 살인죄를 덮어 씌운 건 부산의 조폭 출신 사업가 문일석(조민기 분)이다. 장태산은 문일석 수하에서 사람을 죽이지 못하는 우유부단함(?) 때문에 살인 누명을 쓰게 됐다. 문일석은 조폭이지만 자신의 기업을 합법적인 거대 사업체로 키우려고 한다.
경찰과 검찰 수사는 장태산을 향해 있는 사이 문일석과 여당 3선 국회의원 조서희(김혜옥 분)는 비밀거래를 한다. 조서희는 겉으로는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을 펼치며 한국의 ‘마더테레사’로 불리지만, 실은 문일석과 결탁해 거대한 돈을 챙기는 탐욕의 화신으로 철저히 이중적이다.
겉으로는 한심한 인생처럼 보이는 장태산과 존경받는 인생을 살고 있는 조서희, 이 두 사람의 겉과 속의 대비를 보면서 무엇이 악이고, 무엇이 선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문일석과 조서희의 밀거래 증거를 담고 있는 ‘디카’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이 ‘디카’는 박재경 검사(김소연 분)의 스파이를 자청해 찍던 오미숙(임새미 분)이 확보한 증거다. 미숙은 그 사실이 들켜 문일석에게 죽임을 당했다.
박재경 검사는 문일석과 조서희의 이해관계로 인해 아버지를 잃었다. 게다가 미숙에게 진 빚까지 갚아야 하므로 반드시 ‘디카’를 찾아 조서희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문일석과 조서희는 필사적으로 디카 내용을 지우기 위해 장태산에게 킬러를 붙였지만, 디카는 그에게 없다. 시청자들은 ‘디카’가 빨리 공개돼 악의 실체가 드러나고, 또 장태산이 무사히 2주간의 탈주를 잘 버텨 딸에게 골수를 이식시켜 줄 수 있기를 간절히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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