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전세계 국가의 경쟁력을 측정ㆍ발표하는 양대기관인 세계경제포럼(WEF)과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평가가 매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단순한 순위뿐 아니라 최근 몇년간의 추세도 상이하다. 양 기관의 공신력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된다.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 2007년 11위로 정점을 찍은후 하락세다. 지난해 19위로 반짝 상승했지만 올해는 25위로 추락했다. 반면 IMD가 내놓은 경쟁력 순위의 경우 지난 2008년 31위에서 2009년 27위, 2010년 23위로 올랐고 2011년부터 올해까지 2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같은 지표라도 설문, 통계 등 평가방식에 따라 평가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업 연구ㆍ개발(R&D) 지출 분야의 경우 IMD는 관련 통계를 근거로 한국을 2위로 꼽았지만 WEF는 설문조사를 통해 20위로 발표했다. 해고관행(IMD 25위, WEF 108위), 정책결정 투명성(IMD 29위, WEF 130위) 등 여러 분야에서 판이한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

이번 WEF의 평가에서 일부 항목은 의문 부호를 낳기도 한다. 일례로 한국은 이동전화 및 인터넷 강국으로 꼽히지만 이동전화 이용자수 70위, 국제 인터넷 대역폭 60위에 그쳤다. 외국의 경우 휴대전화용 심(SIM) 카드를 한 사람이 여러 개 발급하는 경향이 있어 그렇지 않은 한국이 손해를 봤다. 인터넷 부문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풍부한 것이 낮은 외국 사이트 접속률로 이어졌고 이것이 저평가의 요인이 됐다.

한국이 1위에 오른 인플레이션 부문의 경우 연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3% 미만인 국가를 모두 1위로 매겼다. 이 결과 44개국이 이부문 1위다.

양 기관의 지표에 대한 공신력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2006년 보고서에서 “설문조사 항목의 경우 조사 대상자인 각국 경영진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주로 의존하고 있어 객관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가의 경쟁력을 측정하기에는 표본이 너무 작다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한국에 대해 실시한 WEF 설문조사의 경우 국내 기업 CEO(최고경영자) 516명을 대상으로 했지만 설문 회수는 85개에 머물렀다.

정부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IMD와 WEF가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결과를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순위에 일희일비하지않고 대신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된 노사관계나 금융 분야 등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