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무엇을 남겼나

미숙한 진행등 문제점 많았지만 다양한 해외 코미디 소개 콘텐츠 변화 필요성 일깨워줘

아시아 최초로 포문을 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Busan International Comedy Festival)이 한국 코미디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달 2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시작한 제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집행위원장 김준호)이 1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호주 멜버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캐나다 몬트리올의 코미디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적인 코미디 축제로의 도약을 꿈꾸며 시작된 이번 축제는 7개국 17개팀 150여명 코미디언의 교류의 장이 마련된 공간이었다.

국내에서도 ‘개그콘서트(KBS)’ ‘웃찾사(SBS)’ ‘코미디에 빠지다(MBC)’ ‘코미디빅리그(tvN)’에 출연 중인 개그맨들이 방송사를 초월해 한자리에 모였고, 해외에서는 댄디맨(호주), 3가가햇즈(일본), 하피 앤 뫼피(독일), 연길시 조선족 예술단(중국)이 참석해 새로운 코미디의 세계를 보여줬다.

미숙한 행사진행 등 문제도 적지 않았지만, 이번 축제는 그 이상의 큰 의미를 남겼다. 국내에서는 익숙지 않은 해외 코미디를 소개하고, 한국 코미디언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준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는 점, 방송용 코미디 일색인 국내 코미디가 ‘K-코미디’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환경의 다양성과 콘텐츠 변화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셈이다.

국내 코미디언 중 퍼포디언(퍼포먼스+코미디언) 그룹 옹알스의 경우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코미디 한류의 일등공신이다. 옹알스는 이미 지난 2010년, 2011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한 2700여개 팀 가운데 12개팀 안에 선정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지만, 이를 제외한다면 한류콘텐츠 중 ‘한국 코미디’에 대한 해외의 인식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김준호 집행위원장도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많은 교류가 이뤄진다면 한국의 코미디가 해외로 나갈 수 있고, 국내에선 생소했던 팀들이 알려질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콘텐츠로 지적됐다.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요시모토 흥업 한국법인 최신화 대표는“한국의 코미디언들은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제한된 틀은 소재의 다양화를 주지 않는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그 부분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페스티벌에 참석한 수많은 해외 코미디언들의 경우 무언극과 마임, 음악 등을 기반으로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인 반면 국내의 개그맨들은 방송에서 익히 봐온 토크식 콩트를 선보이는 것으로 축제에 참석했다. 국내용 코미디였던 것이다. 다만 넌버벌 코미디를 선보이며 저글링, 비트박스, 마임, 그림자연극을 선보인 옹알스가 빠르게 입소문을 타 인기를 모았고, 호주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 관계자로부터 이 자리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옹알스의 멤버 조수원은 “언어가 다른 외국인이 우리의 코미디를 즐기기 위해서는 넌버벌(non-verbal)이나 영어가 가능한 스탠딩 코미디를 짜오는 노력을 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코미디의 가장 기본은 ‘무언극’이다”고 강조했다.

부산=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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