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트윅스’서 존재감 부각…배우 김소연
배우 김소연(33)의 성장기를 보는 건 의미가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데뷔했으니 연기만 20년을 했다. 2000년 ‘이브의 모든 것’을 할 때만 해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너무 일찍 정점에 올랐기 때문인지 그 이후에는 인지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연에서 조연으로 바뀔 때도 있었다. 자존심을 생각하니 작품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인지도와 존재감은 더욱 떨어지면서 원치 않은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이때 김소연이 새롭게 대중에게 부각된 계기는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작품이 아닌 2007년 부산영화제 레드카펫에서의 노출 패션이었다. 김소연은 스스로를 “레드카펫 노출의 원조”라고 한다. 그는 “멋지게 노출한 분들도 있었지만 그때 나는 굉장히 떨었고, 그 후 악플에도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후 2008년 드라마 ‘식객’에 캐스팅되고 2009년 ‘아이리스’에도 출연 기회를 잡았다. 둘 다 조연이었다. 그럼에도 ‘아이리스’를 할 때는 짧은 분량이었지만 냉혈한 북한 공작원 김선화를 잘 연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소연에게 ‘미친 존재감’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는 계기였고, 이후부터는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검사프린세스’와 ‘투윅스’ 등 소현경 작가의 작품에서 김소연은 특히 빛났다. 드라마를 끌고가는 그녀의 힘은 강렬해졌다.
‘아이리스’와 ‘투윅스’에서 맡은 김소연의 역할이 비슷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고강도ㆍ고난도 액션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디테일은 큰 차이가 있다. ‘아이리스’때는 남자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인간병기이고 ‘투윅스’에서의 박재경 검사는 인간적이다. 검사가 실정법을 어긴 탈주범(이준기)을 도와주는 데도 썩 잘 어울린다. 김소연의 내면에 흐르는 따듯함이 잘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김소연은 대화할 때 제스처가 많고 예의가 깍듯하다. 쑥스러워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하면 가식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리액션이다. 하지만 김소연에게는 자신 그대로의 모습이다. 진정성 100%라 할 수 있다. 연예계 생활이 20년이나 되는데도 순수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김소연이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기계적인 연기가 아닌 자연적인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감정연기를 제대로 펼치려면 캐릭터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이번에 맡은 박재경 캐릭터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다. 검사이면서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문일석과 조서희를 잡는 데에만 인생을 거는 인물이 되는 데는 적지 않은 고민이 있었다. 그는 “드라마 속 인물은 가짜지만 그 감정만은 진짜다”면서 “대중이 같이 울어주고, 웃어주는 것은 진짜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감정신을 찍을 때는 어렵고 두렵다”고 말했다.
얼마 전 김소연은 부산영화제에 우아한 의상을 입고 나타났다. 콘셉트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다이애나 비라고 했다. 이미 노출패션을 선보였던 김소연은 여배우들이 노출을 감행할 때 몸을 많이 가리는 우아한 패션으로 나왔다. 정말 잘 어울린다고 말해 주었다. 김소연은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패셔니스트 상을 받았다.
김소연에게 “남자친구는 필요 없나”라고 물었더니 “필요 있다. 연기 파트너로 내가 감정을 표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지금은 나에게 집중하고픈 시기다. 나를 더 파악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연기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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