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서 증세를 논의하면 국민들께서도 내가 낸 세금이 알뜰하게 쓰인다는 믿음이 생길 수 있고, 증세 논의와 결정해서도 이해를 해 주실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밝힌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 목적이 증세 논의라는 것을 명확하게 함에 따라 박 대통령이 증세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열어 놓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국감에서도 증세와 관련된 논의가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이 증세를 언급한 것은 지난 9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과의 3자 회동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3자 회동에서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고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려 그 재원으로 저소득층의 세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복지에 충당한다는 게 확실한 방침”이라면서도 “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도록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하에 증세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원칙적인 수준에 그쳤지만 그동안 증세 가능성을 일축했던 것에 비해서 상당한 입장 변화가 있었던 셈이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복지공약 축소에 대해 사과하면서 ”대선 때 공약했던 국민대타협위를 만들어서 국민 의견을 수렴해 해나가겠다”며 “정부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국민께 알리고 조세의 수준과 복지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최선의 조합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증세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특히 이날 박 대통령이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 목적이 증세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함에 따라 증세 논의가 구체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주변에선 이날 박 대통령의 ‘증세’ 관련 언급은 원칙론적인 담론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자신들이 법과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고 민생을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며 “할 도리를 다 하지 않고 증세 애기부터 꺼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수차례 강조했지만 정부는 불요불급한 곳에 예산을 낭비하는 일은 없는지 지속 점검하고,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며 부정 수급 방지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을 때마다 TF를 만들었다, 어떤 조치를 취했다는 이런 보고로 끝낼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을 해서 예산 누수를 막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도 경제활성화를 위한 입법에 최선을 다한 다음에 그래도 복지를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면 그 때 가서 증세 애기를 하는 것이 옳은 순서라고 생각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활성화 조치 및 정부의 예산 절약 등의 선행조치가 있어야 증세 논의가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을 확실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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