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5개사 법정관리 개시…

고객 피해발생 가능성 인지한채 허위사실로 CP판매 독려 확인땐 현회장 배임·사기혐의 입증 탄력

법원이 17일 동양그룹 5개사의 법정관리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피해보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투자자로선 피해보상비율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불완전 판매’ 입증과 더불어 검찰에 고발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사기 혐의가 밝혀져야 한다.

이날부터 이어지는 금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사실상 ‘동양 국감’이 될 이번 국감의 핵심 쟁점은 동양 측이 못 갚을 것을 알고도 채권과 어음을 판매했는지 여부다. 관련 여부가 드러날 경우 검찰이 수사 중인 현재현 회장의 배임 및 사기 혐의 입증에 보다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국감현장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정진석 현 동양증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없는 사실’로 동양증권 직원들에게 CP판매를 독려했다는 주장이 여럿 나왔다. 국회 정무위 소속 송호창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지난 9월 9일 정 사장은 동양증권 강남본부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허위사실로 CP 판매를 독려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동양레저 발전 지분을 담보로 브릿지 파이낸싱이 가능하고 브릿지 금융기관도 다 정해져있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송 의원측은 주장했다.

현 회장이 작년 10월부터 투자자 피해를 예상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영주 의원(민주당)은 작년 10월 18일 동양증권 이사회 회의록 문건을 입수한 결과, 이 자리에서 이승국 당시 동양증권 사장이 현 회장을 비롯한 이사들에게 “(주)동양의 재무적 어려움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주)동양 관련 당사 금융상품 고객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현 회장을 비롯한 동양증권 이사들이 고객들의 피해가 발생할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는데도 올해 들어 부실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1조7000억원어치나 판 것은 사기행각에 가깝다”고 전했다.

국감현장에서 이처럼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면서 투자자의 피해 구제 가능성이 높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부실 위험을 알고도 판매했다는 주장들은 검찰이 수사 중인 ‘사기 혐의’에 근거를 제공할 수도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동양증권에 대해 동양그룹 계열사 CP나 회사채 판매 시 녹음 파일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토록 지시한 것도, 투자자들에겐 종전보다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동양증권은 동양그룹 계열사 CP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 1만1000여명으로부터 서면이 아닌 유선상으로만 확인받아 6700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녹음 파일에는 부실 계열사 CP와 회사채 판매 당시 동양증권 영업직원의 설명이 명확히 담겨 있어 투자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경우 투자자들은 피해 보상을 받기가 보다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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