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디폴트 위험성’ 강력경고 “일단 ‘부정적 관찰대상’ 단계 부채한도 증액 실패땐 강등”
월가, 2주새 단기채권 절반 처분 “진짜 재정위기는 내년 1~2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해소와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차단을 위한 정치권의 협상이 막판 진통을 보이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나섰다.
월가에서는 정치권이 이번에 미봉책에 극적 타협을 하더라도, 내년 1~2월께 본격적인 재정위기가 닥칠 것이란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피치, 협상 실패 땐 美 신용등급 강등=피치는 15일(현지시간)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negative watch)에 뒀다면서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하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고 밝혔다.
피치는 현재 미국의 신용등급으로 가장 높은 ‘AAA’를 부여하고 있지만 신용등급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하고 있다.
피치는 “미국의 부채한도가 조만간 증액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정치권의 벼랑 끝 대결 등은 미국의 디폴트 위험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의 이같은 경고는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였던 미국 정치권의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상원 여야 지도부가 잠정예산안 및 부채한도 증액안에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화당 하원이 별도 법안을 제안한 데 대해 백악관이 즉각 거부하면서 또다시 벼랑 끝 대치 상황이 연출됐다.
▶월가, 진짜 美 재정위기는 내년=월가가 최근 2주새 미국 국채 단기물을 절반 이상 처분하는 등 내년초에 닥쳐올 재정위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앞으로 몇 주는 디폴트를 넘길지라도 진짜 문제는 내년’이라는 쪽으로 투자자 우려가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든 앤드 컴퍼니의 마이클 퍼베스 글로벌 투자 책임자는 “재정위기의 타임 존이 내년 1~2월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기가 가까울수록 시세와 반대로 가는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 채권시장의 통상적 상황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만기 1개월짜리 미국 국채 수익률은 0.254%로 지난주 장을 마감한 반면, 3개월 물은 0.06%, 6개월 물도 0.076%에 그쳤다.
블룸버그도 미국 단기 국채 금리가 시중 금리를 웃도는 유례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미국 국채의 ‘안전 자산’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도 지난주 미국 단기채를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 연방준비은행 집계를 인용, 지난 2주 사이 월가 은행들이 미국 단기 국채 보유를 50% 이상 줄였다고 전했다.
씨티그룹도 오는 24일과 31일이 만기인 미국 국채를 담보로 받지 않을 것임을 기관 고객에 통보하는 등 단기 시장 쇼크에 대비하고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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