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시장을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으로 쏠리면서 당국도 투기성 단기 자본이 유입되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핫머니 특성상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고, 원화 가치의 가파른 상승은 국내 제조업체의 경쟁력이 약화시킬 수 있다.
당국도 외국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데에는 우려를 표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기업 실적이 좋아진 게 아닌데도 상대적 기준 탓에 증시로 돈이 몰리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원화 강세를 예측한 환투기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이 더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투자 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 절상은 다시 기대심리를 자극해 외국 자금의 추가적인 유입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의 국적별 추이를 살펴보면 단타성 차익을 노리는 유럽계 금융기관들은 7월과 8월에는 각각 1조원이 넘게 팔아치웠지만 9월에는 3조7335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중장기 투자자금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미국계 뮤추얼펀드는 순매수세는 지속하고 있지만 그 규모는 다소 줄었다.
그러나 대외 여건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한, 급격한 자본 유출 등 시장 불안 확대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아직은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강화하는 것을 포함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국내외 경제ㆍ금융 상황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 시 상황별 정부 대응 시나리오인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 대응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최근 외국인 자금 이동과 관련해 유출과 유입의 양방향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며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등 예상되는 주요 글로벌 이벤트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
